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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책임
강기석 | 2019-04-02 14:50:0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장관 후보자 임명 철회 사태가 벌어졌다. 자진 사퇴도 있었다.  인사 검증 실패가 부른 참사인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추론해 볼 수 있다.

첫째, 검증 시스템이 구멍났다. 여기에는 또 두 방향에서 문제가 있을 듯하다.

- 그 하나는 과거 정권과 달리 국정원, 기무사, 경찰들이 더 이상 민간인 사찰을 하지 않는 것과 관련이 있다. 청와대가 더 이상 이들 기관의 민간인 사찰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들 기관들이 과거에 사찰해 쌓아 놓은 ‘존안자료’들도 이용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민정수석실의 한정된 인원만으로 한정된 시간 내에 1백% 충실한 검증을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 다른 하나는 민정수석실 내 부실한 인력 구조의 문제다. 현 정권의 민정수석실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은 ‘김태우 사건’으로 만천하에 드러난 바 있다. 김태우는 과거 정권의 사람으로 새 정권의 코드에 맞지 않는 사람일 뿐 아니라 몇 안 되는 주변의 민정수석실 사람들까지 오염시킨 혐의가 있다. 짧은 시간에 민정수석실을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들로 완벽히 물갈이 했다고 볼 수는 없다.

둘째, 장관으로 쓸 수 있는 인력 풀이 형편없이 작다.

과거 (독재·부패) 정권 때는 주변에 코드가 맞는 인물들이 차고 넘쳤다. 진보개혁을 표방하는 지금 정권에서는 ‘진보개혁’이라는 코드에 맞는 인물이 극도로 적다. 전두환 이래 부패를 특징으로 한 수구정권 26년, 민주정권 10년이었다. 전두환 때 커리어를 시작한 공무원과 교수들이 깨끗할 수도 있다는 것 자체가 완전한 허상이다. 속으로 완전히 곪았다. 특히 공무원 출신들을 장관으로 쓰고자 할 때 문제가 심각하다. 그나마 덜 부패한 자, 조금 덜 무능한 자를 골라 써야 하는 것이 민주정권의 숙명이다.

그러므로 현 정권은 장관 한 자리의 후보자를 물색하기 위해 최소한 다섯 사람, 많으면 열 사람은 접촉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지금의 후보자들 보다 더 부패했기 때문에 겁이 나서, 어떤 사람은 지금의 후보자들 보다 덜 부패했지만 그나마 명예심, 혹은 양심이 있어서 완곡히 장관 자리를 거부했을 것이다. 물론 거짓말해서라도 꼭 장관을 해보고 싶은 자도 있을 텐데 이번에 딱 걸렸다.

조국 민정수석이 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 수석이 잘 했어야 한다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다. 더 잘 했어야 한다.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그 책임은, 공수처를 만들어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를 소탕함으로써 차기, 차차기 민주정권 때 쓸 수 있는 인력풀을 확충하는 책임이 돼야 한다.

공수처 만드는 것이 두려워, 이 참에 조국 수석에게 책임을 물으려 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다.

속이 뻔히 보인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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