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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좋은 보도
강기석 | 2016-12-19 09:17:4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16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창립 32주년 기념행사가 (보도지침 폭로 30주년 행사도 함께) 열렸다. 민주시민언론상에는 jtbc 손석희 사장, 특별상에는 뉴스타파 최승호 PD, 공로상은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받았다. 주류 언론 밖에서 한국 언론을 좌지우지하는 이들이 모두(한겨레 김의겸 선임기자까지) 참석해 오늘의 행사를 더욱 뜻깊게 했다.

다음은 이날 시상식을 가진 올해의 좋은 신문보도•좋은 방송보도 심사평이다.
(배나은 활동가의 도움을 받아 내가 작성한 것이다)

올해에도 우리 사회에는 온갖 사건 사고가 파도처럼 덮쳤습니다. 다이내닉 코리아가 걸맞는 것 같기도 하고 크리어티브 코리아라고 해도 좋을만한 기상천외한 사건들도 있었습니다.

사드가 덮쳤고, 테러방지법이 통과됐고, 어버이연합이 부리는 난동 뒤에는 정권과 재벌의 조장과 비호가 있었음이 밝혀졌습니다. 교과부 고위 관료가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으로 국민의 분노를 사기도 했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을 병사로 몰아가려는 공권력과 악덕 의사의 결탁이 분쇄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세모 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덜컥 합의해 준 한국 정부의 굴욕외교는 올해 결국 한일군사비밀보호협정을 체결하는 데에 이르렀습니다.

언론은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열심히 보도했습니다. 어떤 언론은 사건의 본질을 들여다보면서,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애썼는가 하면, 어떤 언론은 심한 왜곡보도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고 발악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진실보도에 최선을 다 한 보도와 왜곡으로 점철된 보도를 엄정히 심사해 이달의 좋은 신문과 방송보도, 나쁜 신문과 방송보도를 선정했습니다. 언론 밖에서 시민들이, 언론소비자들이 냉정하게 보도들을 평가하고 있다는 이런 사실이 미력이나마 언론현장에서 일하는 기자들에게 격려가 되고 채찍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올해 터진 사건 중에서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만한 사건은 없었다고 여겨집니다. 이 사건은 올해 터진 사건 중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을 뿐 아니라 아마도 한국 정치사상 가장 큰 사건, 경천동지할만한 사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게이트를 활짝 열어 제친 것이 바로 한겨레와 JTBC입니다.

사실 지난 7월 26일,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및 모금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것은 TV조선입니다. 그러나 이런 특종을 해 놓고도 TV조선은 비선실세 ‘최순실’의 최짜도 입 밖에 내지 못하고 금세 움츠러들고 말았습니다. 굴복하거나 타협한 것입니다. 먼저 보도했다고 특종이라며 자화자찬할 수는 있겠지만, 언론의 정신을 잃은 그런 보도를 민언련이 상을 주지는 않습니다.

TV조선이 보도하지 못한 그 이름은 두 달 뒤 9월 20일, 한겨레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재단의 배후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이 있다는 정황을 최초로 폭로한 이 한겨레의 보도는 ‘떠도는 소문’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격상시키는 결정적 단초가 됐습니다.

한겨레는 타 언론이 침묵하거나 받아쓰기식 보도로 일관하던 시기에도 꾸준히 의미 있는 후속보도를 이어나가며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끊기지 않도록 분투해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를 밝히는데 기여했습니다.

한 발 앞서 취재를 진행한 TV조선은 북풍몰이에만 전념하고, 조선일보는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가장 늦게, 마지못해 지면에 소개하는 등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달리, 한겨레는 진실을 추구하고 권력을 견제한다는 저널리즘의 본령에 충실했던 것입니다.

한편, 침묵 혹은 변명을 통해 의혹을 축소하고 부인하던 청와대를 결정적으로 궁지로 몬 것은 JTBC였습니다. 10월 19일 JTBC는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고영태 씨의 증언을 단독 보도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뒤, 5일 후인 24일 ‘최순실PC 단독보도’를 내놨습니다.

청와대가 정상회담 연설문부터 극비 외교문서까지 최순실 씨에게 유출시켰음을 결정적으로 증명한 해당 보도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절정에 올려 놓았습니다. 타 매체의 보도 경쟁 역시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촉발됐습니다. 최순실 PC 단독보도 이후에도 JTBC는 대통령 측의 사과와 해명을 치밀하게 반박하고 ‘박 대통령 비선진료’ 정황까지 선도적으로 폭로했습니다. 이는 한겨레와 마찬가지로 권력의 치부를 주저함 없이 폭로하는 저널리즘 정신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민언련 선정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한겨레와 JTBC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를 2016년 ‘올해의 좋은 신문보도, 방송보도’에 선정했습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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