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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당, 새누리당은 변하지 않았다
‘종이짱돌’ 던져 민주주의 지키자
조기숙 | 2012-04-07 20:59:4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새누리당과 조중동은 김용민 후보의 8년전 18금 성인방송에서 한 발언을 쟁점화해 후보를 사퇴하라며 연일 공격하고 있다. 조중동이 덫만 놓으면 걸려드는 진보언론도 먹이를 덥석 물었다. 물론 그들의 입장도 이해하고 존중한다. 그러나 김용민의 사퇴를 촉구한 사설이 과연 공명정대한지는 의문이다.

진보언론의 사명은 우리 편에 더 가혹함으로써 공정한 채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 편을 감싸는 진영 논리에 있지도 않다. 단지, 목숨보다 소중한 진실의 추구에 있다. 그게 진보언론 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의 사명이고 목표이다. 여론이 나쁘다고 여론에 편승하는 언론은 자격 미달이다. 여론에 상관없이 논리와 팩트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언론이 할 일이다.

일부 언론은 김용민을 문대성과 싸잡아 사퇴하라고 했을 뿐만 아니라 성희롱 발언이 문제 되자 새누리당을 탈당해 경북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석호익과 비교하기도 한다.

나는 김용민은 문대성이나 석호익과는 비교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만일 비교를 한다면 김용민은 현직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온갖 욕설과 성희롱을 해댄 한나라당이 만든 ‘환생경제’라는 연극에 출연한 새누리당 현역의원들과 이를 즐겁게 관람한 박근혜 위원장이라고 생각한다. 성희롱의 대상은 여성이라는 편견도 깨야 한다. 노 대통령은 현직대통령 신분으로 이들에게 성희롱을 당했으니 말이다.

▲ 지난 2004년 8월 28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 창단을 기념해서 ‘환생경제’ 공연을 마친 박근혜 대표(당시)와 배우, 주민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애정교’의 김용민 문대성 비교

‘애매한 걸 정해주는 교수’로서 세 사람의 차이를 비교해 보겠다.

우선 나는 김용민 후보의 발언을 옹호할 생각이 없다.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고 만일 공인으로서 했다면 당연히 공직을 떠나야 할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후보공천 전에 이런 발언이 알려졌다면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공천에 반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가 18금 성인방송에서 공자 왈 맹자 왈 하기를 기대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정옥임 의원은 김용민의 발언으로 전 국민이 상처받았다고 하는데 이건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성인방송을 보는 국민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전 국민에게 상처를 준 건 소수에게 공개된 방송내용을 전 국민에게 중계한 수구언론이다. 나는 성인방송에 관심도 없기에 상처받을 일도 없다.

내가 공인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원칙이 있다. 첫째는 사람의 인생 전체를 통틀어 평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작은 잘못 하나에 사형언도를 내리기보다는 전체적으로 공익에 부합하는 삶을 살았는지 플러스 마이너스를 감안해 최종 점수를 매긴다. 즉, 대체로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온 사람의 작은 실수는 너그럽게 용서하는 편이다. 둘째, 의도하지 않은 실수엔 관대하고 의도된 잘못은 엄격히 대한다. 셋째, 말에 관대하고 행동엔 엄격하다. 말은 의도하지 않은 실수도 있을 수 있고 남에 의해 잘못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행동은 의도를 파악하는 게 훨씬 용이하고 본의가 아니더라도 남에게 해를 끼친 행동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잘못된 말과 행동의 맥락을 따져 잘못의 경중을 가린다. 우리 언어는 어 다르고 아 다르다고 할 만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도로 했는지에 따라 말의 선의가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다섯째, 진보와 보수 인사를 공정하게 대한다. 진보인사에 대해선 기대가 높으니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보수인사에겐 기대할 게 없으니 문제 삼지 않는 태도는 우리나라에만 특이하게 존재하는 수구언론이 만든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보수에겐 엄격한 도덕성이 진보에겐 자유로운 영혼이 기대된다.

공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은 그 사회의 수준에 의해 결정되며, 같은 수준의 도덕성이 진보, 보수 공인에게 공정하게 요구되어야 한다. 법에 의하면 공직자는 3만 원 이상의 식사를 대접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그 법을 지키는 공직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한국사회 통념에 맞는 도덕성이 요구돼야 한다는 말이다.

무엇보다도 공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은 공적인 파급효과를 따져야 한다. 가령, 워터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닉슨 대통령은 탄핵 위기 앞에서 하야를 택했지만, 르윈스키 스캔들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클린턴 대통령은 탄핵투표에서 살아남았다. 도덕성에 엄격한 미국사회이지만 사적인 거짓말에 대해선 비록 공인이라 하더라도 너그러웠던 것이다.


원칙있게 비교해야

내가 김용민을 용서하면서도 문대성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원칙에 기초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용민을 석호익 씨와 비교하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하는데 석호익도 의도치 않은 말실수로 인한 희생양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그를 희생시켰으니 똑같이 김용민도 희생해야 한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그건 새누리당이 공천 전체의 그림을 위해 무소속 당선도 가능한 지역에서 택한 전략적 선택일 뿐이다.

그리고 김용민과 석호익을 비교하는 건 부적절하다. 발언의 수위만 보면 석호익이 훨씬 약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으로 재직하던 석호익은 지난 2007년 5월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1세기 경영인클럽 조찬회’에서 ‘우리나라 IT의 현황 및 2007년 전망과 당면과제’를 주제로 21세기 성장동력 중 하나로 여성인력 활용을 강조하던 과정에 “여성이 남성보다 더 진화했다”며 “여성은 구멍이 하나 더 있지 않냐”고 말했다. 전체 내용을 보면 나쁜 의도로 한 말은 아니었지만 석호익은 단 국책연구원의 장으로서 매우 공적인 자리에서 한 발언이었던 만큼 그의 무심한 성적 감수성에 대해 여성단체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

반면 김용민은 8년 전 18금의 성인용 인터넷 방송에서 B급 개그맨 겸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던 중 했던 발언이 문제가 됐다. 그 방송의 목적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인을 저질스럽게 웃기는 데에 있었다. 방송 목적에 맞게 대본이 준비되어 있었을 것이니 자신의 철학을 발휘해 걸러내지 못한 실수도 있었을 것이다. 당시 공인의 꿈을 꾸었다면 그는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진화하고 발전한다. 김용민이 나꼼수에서 보여준 정의감과 공익성을 본다면 공인으로 진화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클린턴 대통령도 후보시절 대학 때 마리화나를 피웠다는 공격에 진땀을 뺀 적이 있다. “핀 건 사실이지만 들이마시지는 않았다고” 변명한 그를 유권자들이 용서하고 대통령으로 뽑아준 건 과거 공인으로서의 철학이 제대로 정립되기 전의 일이기에 관대하게 용서해 준 것이다.

나는 김용민이 한 때 18금 성인방송에서 낄낄대며 했던 발언이 그의 공직자로서의 철학을 담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라이스 국무장관에 대한 그의 발언이 여성 전체를 비하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당시 미국은 이라크에서의 잔학한 범행을 저질렀고 명분 없는 이 추악한 전쟁의 당사자 3인 중 한 명으로 부시, 럼즈펠드와 함께 라이스가 들어간 것이다. 여기에서 라이스는 무례하고 전투적인 세계 초강국의 최고 지도자 중 한 명일 뿐이지 소수자로서의 여성을 대표하고 있지 않다. 그가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고 약자로서의 여성의 지휘를 누릴 자격이 있는 건 아니다. 국제정치에서 강대국의 횡포에 대한 분노에서 나온 발언을 여성의 문제로 치환시키는 것도 맞지 않는 프레임이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발언에 변명도 하지 않고 사과한 김용민을 논문을 거의 복사하고도 사과조차 하지 않은 문대성과 같은 수준으로 비교한 논리적 일천함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문대성은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오타까지 복사했으며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강변한 자료의 일부를 보니 통계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 조작한 의혹마저 든다.

문대성이 논문대필은 체육계의 오래된 관행이었다며 진솔한 사과를 한다면 그의 교수직, 박사학위는 박탈되어야 하지만 그가 유권자로부터 심판을 받는 건 반대하지 않겠다고 나는 밝힌 바 있다. 적어도 그가 공인이 되기 위해 진솔함을 보여준다면 교수자격은 없지만, 그의 잘못이 관행이라면 한국사회 도덕수준에 맞게 유권자로부터 공인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 공인으로서의 그의 거짓말은 거짓 논문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고 생각된다. 그는 표절논문으로 교수가 됨으로써 수많은 동료 교수와 학생을 속였다. 그처럼 논문을 조작하지 못해 교수가 되지 못한 정직한 수많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었다. 박사학위, 교수채용의 공정한 시스템을 망가뜨린 장본인으로서의 죄는 아무리 물어도 용서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만회할 마지막 기회마저 거짓으로 일관했고 그의 사퇴를 요구한 학술단체협의회를 친목회 수준으로 폄훼했다.

문대성은 후보로서도 사퇴해야 하지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 해도 국민들이 나서 그의 국회입성을 끝까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박사학위는 물론이고 교수직도 박탈되어야 한다. 끝까지 국민을 기만한 문대성에 대한 용서기회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김용민과 비교할만한 대상은 현재 후보로 출마한 박근혜, 송영선, 정두언, 정호영, 이혜훈 등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연극에 대한 비난 여론에 한나라당은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고 답했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이들에 대해 일체의 비난을 하지 않았다. 그것도 표현의 자유에 해당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이들이 비난대상이 되고 인터넷에 동영상이 급속히 퍼지는 이유는 그들의 김용민에 대한 적반하장적 행태 때문이다. 김용민이 발언을 이유로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면 당시 공인의 자격으로 저질 발언을 했던 새누리당 후보들이 먼저 사퇴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종이짱돌’ 던져 민주주의 지키자

새누리당은 변하지 않았다. 간판과 로고와 상징색만 바꾸면 새로운 정당이 되는가. “새정당되기 참 쉽지요 잉~”하며 아이들이 배울까 봐 두렵다. 자신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의 티끌만 공격해대는 새누리당의 전략은 민주통합당이 반격하면 서로 이전투구하는 가운데 유권자의 정치불신을 조장하고 그래서 투표율을 낮추려는 의도이다. 참으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민간인 사찰을 통해 인권을 침해한 MB정부와 닮은 일란성 쌍둥이 반민주주의 정당다운 행태이다.

이들이 해묵은 전략을 매번 반복하는 이유는 그 전략이 먹히기 때문이다. 일단 덫을 놓으면 야당은 그 덫에 걸려들어 꼼짝 못하고, 진보언론은 먹이를 덥석 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늘 승리해왔다. 여기에 홀로 맞서 보수가 승리하는 메커니즘을 폭로하기 위해 오래전 <마법에 걸린 나라>를 썼던 나는 조중동과 진보언론의 협공에 말실수나 하는 이상한 사람이 되어 버렸고 비호감 인사가 되어 신뢰도 추락을 경험했다. 언론의 가공할만한 힘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요즘 겨우 한 줄기 희망을 보았다. 조중동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고 그들의 의도를 꿰뚫는 ‘나꼼수’와 그의 팬들이 주인공이다.

이름만 바꾼 적반하장당 한나라당에 대한 평가와 심판이 없다면 어떻게 우리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간단 말인가. 과거에 대한 평가 없는 미래의 개선이 가능이나 하단 말인가? 내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말은 과거의 잘잘못을 복기, 성찰함으로써 미래에 어떻게 고칠 것인지 교훈을 얻으라는 것이다.

4.11총선, 과거심판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위기에 처한 오늘의 젊은이들은 과거 선배들처럼 심각하게 짱돌이나 화염병을 던질 필요는 없다. 이제는 즐겁게 웃고 춤추며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하나씩 주어진 ‘종이짱돌’, 한 표를 던지자!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06&table=gs_cho&ui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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