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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항소심 8차공판] 정호원 88수중개발 부사장의 증언 ④
정호원, “프로펠러 플라즈마 용접기로 잘랐다.”
신상철 | 2017-11-25 10:50:1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프로펠러 임의 훼손 논란

천안함 사고원인을 획정짓는 주요 증거물 가운데 스크루 프로펠러의 손상은 대단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프로펠러가 휘어진 손상의 형태를 보면 천안함이 좌초할 당시 어떤 각도로 해저지반을 파고 들었는지, 해저 지질의 구성 그리고 이초(좌초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행위)를 위해 프로펠러를 어떻게 작동했는지 등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방부는 최초 노인식 카이스트 교수의 황당한 분석을 앞세워 천안함이 갑자기 정지하면서 블레이드가 관성에 의해 휘어졌다고 주장했으나 노종면 언론3단체 검증위원의 “관성? 그런데 왜 방향이 반대냐?”에 부딪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이후 반파시 거대한 충격에 의한 축밀림(그것도 관성)에 의해 휘어졌다고 주장했으나 그 또한“축밀림? 그런데 왜 우현프로펠러만 휘어졌나?”에 부딪쳐 체면을 구기고 말았습니다. 

그 논쟁과는 별개로 오늘 말씀드리게 될 내용은 “함미 탑재시 프로펠러 하단을 임의로 잘라낸 사건”에 관한 것입니다. 이 내용은 천안함 사고 원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만, 국방부가 왜곡조작하는 것을 얼마나 예사로이 하는지 말해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을만 하기에 짚어보고자 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글은 사진이 많아서 이해하시기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프로펠러 하부를 자세히 보시면 좌.우현 프로펠러 모두 블레이드 하부가 반듯하게 잘려나가있고 잘라낸 부분이 불에 탄 것처럼 시커멓게 변색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절단면은 마치 용접기로 불어 낸 것처럼 반듯하게 커팅(Cutting)되어 있습니다. 

잘라낸 부분의 확대사진을 보면 마치 칼로 두부자르듯 반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저 사진을 보자마자 국방부가 함미를 바지선에 탑재하는 과정에서 부득이 하단을 자르지 않으면 안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프로펠러 하단을 잘라낸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거든요. 그러면 왜 잘랐을까요? 그것은 <거치대> 준비과정에서의 착오와 과실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프로펠러 하단을 잘라내야만 했던 피치못할 사연

위 좌측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선체가 바지선 위에 제대로 거치가 되려면 인양될 선체의 굴곡된 구조를 감안해 선체 밑바닥을 받쳐 낼 거치대를 사전에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통상 거치 대상 선박의 설계도를 참조해 구조에 맞도록 설치하지만, 완벽하게 거치되긴 어렵기 때문에 약간의 높낮이 조정은 현장에서 하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거치하려고 보니 거치대가 터무니 없이 낮게 준비되었다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거지요. 이같은 상황은 사전에 군이 함미의 구조 설계도면을 바지선 인양업체에 보내주어 구조에 맞게 거치대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군이든 인양업자든 과실을 범하게 된 것이지요. 문제는 스크루 프로펠러였습니다. 선저하부 기선(Base Line)보다 수십cm 가량 더 아래로 튀어나온 것을 업체가 감안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A -
 젤 위의 사진 A는 함미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의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선저하부로부터 타(Rudder)를 잇는 기선(Base Line)보다 프로펠러가 아래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참고로 일반상선(우측)의 경우 군함처럼 고속을 요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펠러가 기선보다 높게 위치하지만 고속을 요하는 군함의 경우 베이스라인 보다 아래로 튀어나와 추진력을 높이게 됩니다. 바지선 업체에서는 이러한 군함 프로펠러의 특성을 파악하고 설계도면을 검토하여 거치대의 높이를 충분하게 준비했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B - 함미가 바지선에 최종 탑재되고 난 이후의 모습입니다. 물론 프로펠러 하부를 잘라내고 난 이후의 탑재가 완료된 모습인 거지요. 오른 쪽 둥근 노란원 속의 사람을 관찰해 보시면 바지선 갑판의 바닥은 줄로 그은 '바지선 상갑판 Base Line'이 됩니다. 이때 [A]사진의 프로펠러 부분을 [B]사진에 합성하면 [C]의 사진처럼 됩니다. 프로펠러 하부가 갑판을 파고 들게 된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C - 만약 프로펠러 하부를 커팅하지 않았다면 함미는 온전하게 바지선에 탑재될 수가 없었던 겁니다. 따라서 바지선 상갑판을 파고 들어가야만 했을 프로펠러의 하단을 잘라내어야만 사진과 같이 온전하게 탑재가 가능할 수 있었던 상황인 거지요.

처음부터 거치대를 함미탑재가 가능한 적절한 높이로 준비하지 못한 바지선 업체의 과실이 큽니다만, 사전에 그러한 상황을 체크하지 못한 군의 잘못도 적지 않습니다. 현장에서도 이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함미를 거치대에 올려놓으려다 보니 프로펠러가 갑판에 닿아 제대로 탑재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함미 앞 탑재된 부분의 무게중심이 흔들리면서 거치대 일부가 무너지는 일까지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자,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FM대로 한다면 함미 탑재작업을 중단하고, 함미를 매단 크레인을 옆으로 돌려놓은 후 바지선 업체에서 외부에 연락해 거치대를 더 가져오도록 하여 일괄적으로 높이를 더 높이면 됩니다. 군이나 현장 작업자들이 그것을 몰랐을리 없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가장 큰 고민이 '시간'이었을 겁니다. 현장에는 추가 여분의 거치대도 별로 없었을 것이고, 그래서 다른 바지선에 상당한 거치대를 실어서 더 가져와야 하는데 그러면 몇 일이나 더 지체하게 될지 작업이 끝나봐야 아는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국방부는 방법을 바꿨습니다. 그야말로 과감하게 프로펠러 하단을 < 확! 잘라버린 것>입니다. 참 용감하지 않습니까? 


프로펠러 일부를 잘라낸 행위의 의미

천안함 프로펠러는 온전한 형태의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S자 형태로 휘어지고, 반질반질하게 샌딩(Sanding)된 모습 뿐만아니라 프로펠러 표면에 나타난 긁함현상과 블레이드 끝단의 찢어지고, 갈라진 형태까지도 천안함 사고 당시 프로펠러가 겪어야 했던 환경과 사고의 유형을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는 중요한 증거물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프로펠러의 일부를 임의 절단한다? 이것은 주요 증거물 훼손행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입니다.

사실 프로펠러의 일부를 부득이하게 잘라내어야만 한다는 불가피성에 대해 그들이 진지하게 논의하고 이해를 구하였다면 문제는 다를 수 있습니다. 블레이드 일부를 잘라내는 것은 천안함 사고원인과 직접적인 관계도 없습니다. 인양과정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여차저차하여 이렇게 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알려야 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고 동의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관련자들의 ‘거짓말’

저는 법정 증언대에 선 일부 장성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천안함 프로펠러의 손상형태를 보면 뱃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것이 사고의 원인을 나타내는 중요한 증거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으므로, 그만큼 중요한 프로펠러를 잘라내라고 명령을 내릴 정도의 사람은 적어도 군 장성급은 되어야 그런 명령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증언대에 서기 전 오른 손을 들고 선서문을 낭독했던 그들은 프로펠러 하단의 커팅에 관한 질문을 하자 한결같이 “함미 탑재과정에서 프로펠러가 바지선 갑판에 부딪쳐 ‘부러졌다’”는 답변으로 일관하였던 거지요. 거짓말,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전에 거치대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을 덮어버리는 것은 물론, 주요 증거물을 임의훼손하고도 부러졌다고 거짓말로 일관하는 행위는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어느 네티즌이 보내온 ‘깔끔하게 잘려나간 조각’

사건초기 그들이 쉬쉬하고 있는 가운데, 프로펠러를 인위적으로 잘라낸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한 저는 어딘가 절단된 조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찾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네티즌 한 분이 댓글로 사진 한 장을 첨부해 주었습니다.

이 사진을 보는 순간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찾은 느낌이었습니다. 깔끔하게 잘라낸 절단면은 플라즈마 절단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리만큼, 마치 자를 대고 작업을 한듯 반듯했습니다. 네티즌 CSI의 위대함을 절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정호원 88수중개발 부사장의 증언

이번 8차 공판에서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프로펠러 사진을 스크린 위에 띄워놓고 제가 물었습니다.

피고 : 증인, 저 프로펠러 하단은 용접기로 잘라낸 것이지요? 
증인 : 네.
피고 : 프로펠러가 갑판에 닿았기때문에 잘라낸 것이 맞지요?
증인 : 네, 맞습니다.
피고 : 저 정도 프로펠러가 갑판 위를 찍는다면 프로펠러가 부러집니까?
증인 : 프로펠러는 매우 강하기 때문에 갑판에 구멍이 날 겁니다.
피고 : 그렇지요? 프로펠러는 주물로 되어있어서 갑판을 찍으면 뚫고 들어가겠지요?
증인 : 네.
피고 : 저 정도 두꺼운 프로펠러를 잘라내려면..
증인 : 산소용접기로는 안됩니다.
피고 : 그렇지요? 플라즈마 용접기 정도는 써야되지요?
증인 : 네. 맞습니다. 픞라즈마 용접기입니다.

마치 피고와 증인이 사전에 만나 프로펠러에 대해 협의를 했던 것처럼 죽이 척척 맞는 모습에 저 자신도 내심 놀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선박과 프로펠러와 용접에 대해 지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기본과도 같은 문제이기에 사실을 사실대로 말한다면 그런 모습일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들의 '위증'

법정 증언석에서 선서까지 한 장성들이 “프로펠러가 갑판에 부딪쳐 부러졌다”고 거짓진술을 하였습니다. 저는 그들이 별을 달고 법정에서 거짓진슬을 하고 있을 때, 사고원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저런 사안까지 거짓말을 할 이유는 무엇인가.. 부득이 불가피하게 용접기로 잘라낼 수밖에 없었노라고 솔직하게 말했더라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비교적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터인데.. 내심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들이 법정에서 한 ‘거짓진술’을 법적용어로 <위증>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위증의 댓가’를 반드시 치로도록 만들겠습니다.   

진실은 그렇게 우리 곁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신상철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1003&table=pcc_772&uid=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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