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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제대로 조사하려면 목포 조선소로 가는게 바람직
‘선체는 바로 섰을 때 가장 안정된 구조’ 반드시 복원해야
신상철 | 2017-04-04 20:21:1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세월호 인양방식이 잘못되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지난 번의 글 - ‘세월호 인양방식을 보며 드는 걱정과 우려’에서 충분히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선체는 바로 섰을 때 가장 안정된 구조’

기본적으로 선체는 바로 세웠을 때 구조적으로 가장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철판의 두께만 비교해 보아도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거제 삼성조선소에서 신조선 감독으로 근무하며 25,000톤급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당시 더블버톰(double bottom, 이중저-선저하부) 외판의 두께는 대략 36mm였습니다. 그것도 고장력강(High-tensile steel)을 써서 그렇습니다. 고장력강이란 열처리를 거쳐 인장강도가 높아진 철판이라는 뜻입니다. 그에 비해 좌우현측외판은 18∼22mm 철판으로 연강(mild steel)을 씁니다. 열처리가 안 된 일반 철판을 뜻합니다.  

따라서 세월호의 현재 상태는 두껍지도 않고 강도도 높지 않은 좌현 외판이 선체 전체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물 속에서는 그나마 부력으로 인해 중력의 압박이 덜했겠지만 육지로 나온 이후엔 그 중력을 고스란히 떠받치고 있어야 하는 겁니다.  

왜 물 속에서 선체를 바로 세우지 않았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해수부가 전문적인 기술 집단이니 그렇게 인양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은 “Non-Sense!”입니다. 전 세계 해운, 조선, 인양업계에서 두고두고 웃음거리로 회자될 겁니다. 이것은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중국업체를 투입한 것을 포함, 조선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우리 해수부 스스로 추락시킨 사건입니다.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선수부위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두 줄의 손상이 나중에 밝혀진 바 인양계획 초기에 와이어케이블을 그곳에 거는 바람에 와이어가 파고들어 생긴 손상이라는 얘기를 듣고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단적으로 그 수준은 아마추어 인양업자도 하지 않을 작업입니다.

▲ 지난달 26일 완전히 떠오른 세월호 선수. 특히 세월호 좌현선수에 생긴 두 줄의 손상은 초기 인양 계획 당시 와이어케이블이 선체를 파고 들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치열 기자


해수부의 진의

해수부의 계획 (1)누워있는 그대로 인양 (2)목포신항으로 이동 거치 - 이 두 일련의 계획이 목적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정말 이해할 수 없고, 제가 알고 있는 그 어떤 항해, 조선, 인양 전문가들 어느 누구도 모르는 ‘해수부만의 깊은 뜻’이 있는지 나름 열심히 검색을 해 보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작년 7월 해수부 관계자는 선체를 세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선체가 수직으로 세워지게 되면 그 안에 있는 화물이나 또 여객실 부분에 있는 자재들이 흐트러지고 유실될 우려가 있어서”라고 말합니다. 이 기사 내용에 달린 댓글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직으로 세운다고 왜 유실의 우려가 있을까? 뒤집히는 것도 아닌데. 이쪽에서 저쪽으로 횡이동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제자리에서 방향만 바꾸는건데. 옆으로 눕힌 채 인양하면 화물과 자재들은 층층이 쌓인 꼴이 되어 자체로 무너질 수도 있고 수색 자체가 안 되고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것임. 

똑바로 세울 수 있다면 세우는 것이 최선임. 어느 정도 움직임이 있겠지만 그건 감수해야 함. 이미 화물들은 흐트러질대로 흐트러진 상황인데 더 이상 흐트러뜨릴 수 없다며 눕힌 채 인양한다는 것은 이상함. 똑바로 세워 인양하면 선체 수색도 용이하고 선체를 절단할 이유도 없음. 똑바로 세우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위험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유실방지를 위해 눕힌 채 인양하는것이라면 말이 안 됨."  - 항적사수(출처 : http://actachiral.blog.me/220777576701) 

블로거의 지적과 같이 화물이나 자재의 흐트러짐을 위해 혹은 유실을 우려하여 선체를 세우지 않고 인양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것을 우려하여 눕혀 인양하는 것보다 세워서 인양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훨씬 더 크고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다니기 편하고, 수색하기 편하고, 조사하기 편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체는 바로 섰을 때 강도가 가장 강하다는 것을 간과한 처사인 것입니다.

따라서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는 해수부가 왜 그러한 결정을 했을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결과적으로 (1)제대로 된 선체조사가 이루질 수 없도록 지장을 초래하고, (2)형식적인 조사 이후 절단 및 해체하여 고철로 실어 나르기에 매우 용이한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해수부장관을 포함, 세월호 인양과 관련된 관계자들의 집을 90도 옆으로 눕혀서 살아보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그 상태로 과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지... 수 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최악의 사고를 겪은 나라에서, 그 사고의 원인을 조사해야 할 선박의 선체를 90도 옆으로 눕혀놓고 조사한다고 하면 그 자체로 또 하나의 해외토픽감입니다.  

선체를 눕혀놓고 조사를 하라고 하는 것은 사고원인 조사를 하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하더라도 대충 하라는 뜻입니다. 이 대목에서 이번에 선체조사위원으로 선정되신 분들의 고민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밥 줄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으니까요.

해수부가 선체를 옆으로 눕혀놓고 선실 수색이 어려우니 선실만 절단해서 직립시켜 수색하자는 ‘꼼수신공’ - 그것이 선박 해체 수순의 신호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말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조사위라면 그분들께서 공정하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할 것이라고 신뢰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부디 조사위가 중심을 잘 잡고 대응하시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 목포 인근 대형조선소로 이동하라

세월호 사고가 난 바로 다음 날 ‘Air Pocket’을 이야기하며 알파잠수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을 즉각 투입하라는 글을 여기저기 올릴 때의 다급했던 심정이 지금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왕지사 옆으로 누워서 올라온 배 그대로 둘 것인가, 그리고 이왕지사 목포신항에 들어온 배 야적장으로 올릴 것인가. 천만에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모든 계획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짚어봐야 합니다. 늦었다 싶을 때가 가장 이른 때입니다.

(1) 미수습 희생자에 대한 수색 

미수습 희생자 가족분들께서 선체를 바로 세우고 수색을 하는 데에 동의해 주신다면 그렇게 계획을 수립하면 되지만, 만약 지금 상태에서 수색을 우선해달라고 요구하신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그렇게 해 드려야 할 것입니다.

바로 선 것만큼 수색이 용이하지는 않겠지만 충분히 접근가능하고, 어차피 객실 내부의 뻘을 모두 걷어내어야만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당부분 사람의 손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세월호를 육상으로 올리지 않고 현재 반잠수선에 올려진 상태 그대로 수색을 해야 합니다.  

(2) 목포 인근 조선소로 이동 

미수습 희생자에 대한 수색과 수습이 완료가 되고 그에 대해 모든 유가족분들께서 동의를 하신다면 세월호는 현재 위치인 목포신항 인근에 있는 대불공단내 조선소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목포 대불공단에는 대형 조선소들이 많습니다.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과 해남의 대한조선이 있고 그 외 여러 수리 조선소들이 즐비합니다. 한때 조선산업의 호황을 누리던 목포 지역 조선소들은 2013년을 기점으로 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수주가 많아 들어갈 자리가 없어 걱정할 일은 없다는 얘깁니다.

▲ 현대삼호중공업 전경 사진=현대삼호중공업 홈페이지

조선소에는 선박의 건조, 수리 및 검사와 관련한 모든 설비와 인력이 완비되어 있습니다. 고장난 배는 육상 야적장으로 올라가야 할 것이 아니라 수리 조선소로 들어가야 하는 겁니다.

(3) 조선소의 설비와 인력이 필요한 이유 

세월호를 수리해서 새 배를 만들어 운항에 투입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제대로 하려면 부분적으로 설비의 가동 혹은 전원의 복구 등이 필요할 수 있으며 관련 전문인력과 기술진의 입회와 자문이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조선소에는 수십 만톤의 선박을 건조하기 위한 총체적인 기술진과 전문인력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설비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수백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선박에 대한 조사를 그러한 조력없이 맨 손으로 맨 눈으로 한다는 생각 자체가 무모한 겁니다.  

조선소로 이동해서 선체 바로 세우고 (조선강국이며 건설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선체 바로 세우는 일은 너무나 쉬운 일이니 염려마시기 바랍니다) 제대로 확실하게 조사한 후 그리고 세월호를 복원해야 합니다.  

(4) 세월호 - 반드시 복원해야 한다 

진상규명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세월호는 복원해야 합니다. 운항가능할 정도의 복원이 아니라 영원히 보존가능하고 접근가능하고 교육가능할 수준으로의 복원을 말합니다. 물론 물에 떠야 하며 자력으로 이동 가능한 수준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세월호는 팽목항 인근 혹은 안산 인근에 있어야 합니다. 자력이동이든 Tug Boat 예인이동이든 왔다갔다 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초유의 사건’입니다. 대서양에서 야간에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경우 2천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대형 해난사고였지만, 승조원과 여객 모든 분들이 최선을 다했던 ‘안타까운 재해(災害)’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사건은 섬이 빤히 보이는 연안에서 선박이 전복한 이후 단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한 ‘최악의 인재(人災)’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를 보며 교훈을 얻고 학습함으로써 동일한 사고를 두 번 다시 겪지 않도록 그 중심에 세월호가 온전한 모습으로 자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 희생된 우리 어린 자녀들과 최선을 다하였으나 고인이 되신 분들을 추모하고 가족 분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서로 기대고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의 공간으로서 세월호가 곁에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세월호 복원을 수리조선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할 방법이 있는가요?

신상철(전 천안함 민군합동 조사위원)

* 이 글은 미디어오늘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1003&table=pcc_772&uid=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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