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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유엔 헌장 정신을 구현하라 ③
대화를 통한 해결의 의의와 그 가능성
김종익 | 2018-04-03 12:11:4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이 글은, 북한 핵 문제의 근본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합니다. 북한이 왜 핵 개발에 목을 매고 있는지, 그런 북한의 의도가 어떻게 왜곡되어 왔는지를 알게 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청일 전쟁, 한국 전쟁, 북한 핵 개발 이후, 한반도는 평화와 공존으로 가는 또 하나의 고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고비를 제대로 이해하고, 슬기롭게 넘어가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감춰진 ‘역사’를 보는 느낌입니다. 이 번역글은 분량이 길어 3편에 나누어 게재합니다 - 역자 주

우메바야시 히로미치梅林宏道
1937년생. 도쿄대학 수물리계數物理系 박사(磁性물리학). 태평양 군비 철폐 운동 결성 및 대표 취임. 저서로는 『저항의 과학 기술』(1982년), 『재일 미군』(2002년), 『미군 재편 - 그 목적은』(2006년) 등이 있다.


6자 회담의 교훈

아베 수상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이 속였다”고 비난한 두 번째 사례인 6자 회담에 의한 9·19 공동 성명은, 앞에서 쓴 KEDO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합의되었다.
6자 회담은 KEDO가 실질적으로 붕괴한 후 1년도 지나지 않은 시기에 개시되었지만, 그 동안 북한은 NPT에서 탈퇴해 있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북미 관계의 근본적 개선으로 조금 더 다가간 지점에서 좌절한 KEDO 외교의 실패는, 결정적인 교훈을 남기는 것이 아니었을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시기 악의 축의 하나로 지명되었던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이 미국과 영국이 시작한 전쟁에 의해 전복되는 것을, 북한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경과 속에서, 2005년 9월 19일의 6자 회담 공동 성명에는, 북한의 강한 요구로 하나의 새로운 키워드가 포함되게 되었다. 한반도의 비핵화, 미국에 의한 안전 보증, 북미 간 주권 평등과 평화적 공존, 관계 정상화에 대한 노력 등 원칙적인 여러 항목의 합의는, 대체로 KEDO 프로세스의 제네바 합의와 공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요소라고는, 공동 성명의 제5항목에 기재된 성명의 실행 방법에 관한 합의이며, ‘약속 대 약속, 행동 대 행동’으로 불리는 것이다.

5. 6자 회담 당사국은, ‘약속 대 약속,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앞에 적은 의견이 일치한 사항에 관해 이것들을 단계적으로 실시해 가기 위해, 조정된 조치를 취할 것에 합의했다.

바로 한반도의 비핵화,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안전의 보증, 관계 정상화 등의 목표는, 설령 목표로서 합의되었다고 해도, 상호 불신이 해소되고 있지 않은 현실 속에서, 건너뛰기식으로는 실현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합의 가능한 조치를 서로 의논해 하나씩 단계적으로 실시해 목표에 접근한다는 방법론에 합의했던 것이다.

실제, 합의 목표에 반하는 행동은 북미 쌍방에서 발생했다. 예를 들면 미국 정부의 네오콘 세력은, 9·19 성명에 맞서는 행태로 북한의 자금을 동결하기 위한 금융 제재를 실행하고, 북한을 몰아붙이려고 했다. 마카오은행 Banco Delta Asia 사건이다. 북한 측도 다음해에 첫 번째 핵 실험을 강행했다. 이러한 성명의 목표에 반하는 양자의 행위를 곁에서 보면서도, 6자 회담을 계속해 2007년 2월 초기 단계 조치, 같은 해 10월 제2단계 조치와 ‘약속 대 약속,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중간적 조치에 합의하고, 실행을 거듭해 갔다. 그 결과 흑연로를 중심으로 하는 북한 핵 시설의 무능력화가 실행되고, 미국 의회 조사국에 의해 약 80% 무능력화가 달성되었다고 평가받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6자 회담은 제3단계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검증 문제에서 벽에 부딪혔다. 그 경과의 상세한 설명은 이 글의 목적에서 벗어나므로 생략한다. 여기서 논점은, 6자 회담 실패 원인에 관해 북한이 일방적으로 속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얼토당토않다는 것이다. 6자 회담 당자국의 9·19 합의는 목표를 그대로 실행한다는 합의가 아닌, 목표에 합의하고 동시에, 목표를 향해 단계적으로 몰두해 갈 이행 프로세스에 합의한 점에 의의가 있었다. 북미가 다 같이 합의에 따라서 단계적 실시를 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검증 문제에 관해서, 상호 불신을 극복하면서 앞으로 나가기 위한 중간 조치를 찾아낼 수 없었던 것은, 북미만이 아니라 6자 회담 당사국 전체의 실패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는 6자 회담 프로세스는 앞으로 한반도 문제의 해결에 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역사적 교훈은, 아베 수상 같은 역사를 직시하지 않는, 편향된 총괄로는 끌어낼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약속 대 약속, 행동 대 행동’ 원칙의 유효성을 반드시 재확인할 것, 그 바탕 위에서 단계적 조치를 비핵화, 안전의 보증, 관계성의 정상화 등의 과제를 포괄적으로 커버하면서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비핵화만을 분리해서 선행적으로 달성한다는 접근은 선택지를 좁히는 비현실적 접근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비핵화 문제는, 자국의 체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다른 과제와 불가분이며, 성급하게 비핵화만으로 한정된 단계적 조치를 찔끔찔끔 행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렇다고 북동아시아의 모든 안전 보장 현안을 테이블에 올릴 필요도 없다. 필요한 것은 정밀하게 조사된 포괄적인 접근이다. 과거 6자 회담 프로세스는, 이 점에 대한 고찰이 충분하지 않았다.


외교적 해결은 가능하다

역사를 올바르게 총괄해 교훈을 이끌어낸다는 전제에 서서, 문제의 외교적 해결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6자 회담이 벽에 막히고 나서 올해는 10년째가 되는 해이다. 북한은 이미 6차 지하 핵 실험을 행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반복해 왔다. 이런 현실 속에서, 과연 북한의 비핵화는 가능한가라고 누구나 묻고 싶을 것이다.
 
실제로는 국제적 공정을 위해 이 질문은 보다 정확하게 질문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의 질문은, 세계의 비핵화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할까라는 것이 된다.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북한의 근거가 일관되게 변하지 않았고, 또 그 근거를 해소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2006년 1차 핵 실험을 행했을 때, 북한은 국제 사회를 향해 실험을 예고했다. 그때 내걸었던 이유는 “미국으로부터 극도의 핵전쟁 위협, 제재와 압력의 결과, 그것에 대항하는 방위 수단으로써 핵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 실험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것이었다.

2013년 3차 핵 실험을 행한 후, 북한은 「非核國家地位確立法」이라는 국내법을 제정하고 핵무기 정책을 조정했는데, 그때에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무기는, 계속 증대하는 미국의 적대 정책과 핵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손에 넣지 않을 수 없었던 정당한 방위 수단이다”(제1조)라고 적고 있다.

오늘에 있어서도, 북한의 이 주장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이용호 외무장관은, “우리나라 핵전력의 유일한 의도와 목적은, 미국의 핵 위협을 종식하고 군사적 침략을 저지하기 위한 전쟁 억지력이다. 따라서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미국과 힘의 균형을 확립하는 것이다”라고 토로했다(2017년 9월 23일).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연두 연설도 같은 취지로 표현만 달랐을 뿐이다.

“…우리 공화국은 마침내 강력한 힘으로 신뢰성 있는 전쟁 억지력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어떠한 힘도 이것을 뒤엎을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핵전력은, 어떠한 미국의 핵 위협도 쳐부수고, 반격할 수 있다. 그것은 미국이 모험주의 전쟁을 시작하는 것을 저지하는 강력한 억지력이다. 미국은, 이제 나와 우리나라에 대해 감히 전쟁을 걸 방법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북한의 핵 무장은 일관되게 미국의 적대 정책과 체제 전복을 노리는 군사적 위협에 대한 억지력으로 위치를 부여해 왔다. 따라서 한반도 긴장 완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달성함으로써, 북미가 핵 억지력 유지에 집착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다. 이미 보아왔듯이, KEDO 프로세스와 6자 회담의 역사를 돌아보아도, 이러한 사고방식이 전체적으로 틀리지 않다는 것이 제시되어 있다. 요구되는 것은 과거의 실패가 보여주는 교훈을 살린, 새로운 외교적 도전이다.

북한은, 2017년을 오로지 미국에 대한 신뢰성 있는 핵 억지력 달성으로 보냈다. 그러나 억지력의 신뢰성 확보로 이만 끝난다는 단계는 아니다. 설령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갖춘 이동식 ICBM 전력을 마스터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현격하게 차원이 다른 고도한 미국 전력 앞에, 억지력의 생존 가능성의 빈약함은 역연하다. 따라서 북한의 핵 억지력의 다양화와 강화에 대한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미국의 새로운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 Nuclear Posture Review)’가 보여주고 있는 것과 완전히 같은 맥락의 핵 억지력 논자의 논리적 귀결이다. 용인될 수 있는 논리는 아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개개의 핵·미사일의 진전에 반응할 것이 아니라, 커다란 포괄적인 비전으로 향하는 외교의 실마리를 하루라도 빨리 찾는 것이다.

2015~2016년, 북조선은 몇 번인가 논의를 제안했다. 2015년 1월에는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을 중지하면, 핵 실험을 중지할 용의가 있다”고 호소하고, 2016년 1월에는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을 중지하면, 핵 실험을 중지하고, 평화 협정을 체결할 용의가 있다”고 호소했다. 같은 해 7월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5개 항목을 요구했다.

1. 한국에 있는 핵무기를 모두 공표한다.
2. 모든 핵무기와 핵무기 기지를 해체하고 세계적인 공개적 검증을 한다.
3. 앞으로 핵무기 공격 수단을 한국에 반입하지 않는다고 보증한다.
4. 어떤 경우에도 핵 공격이나 그 위협을 하지 않는다고 서약한다.
5. 핵무기 사용 권한을 가진 미군 부대를 철수시킨다는 선언을 한다.
이 요구들은 모든 현재에도 대화의 입구로서 검토할 만한 요구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초래되고 있는 남북 대화의 기운은 새로운 가능성을 잉태하고 있으며, 끈기 있게 유지되어야만 한다. 핵 문제를 입에 올리지 않는 대화는 의미가 없다는 사고는, 문제의 전체 모습을 오인한 것이며, 부적당하다. 핵 문제는 포괄적인 어젠다의 중요한 한 항목이지만, 이미 말해 온 것처럼, 다른 많은 현안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떠한 대화도 핵 문제의 입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새삼스럽지만, 공정한 눈으로 과거의 교섭 역사에서 배우는 것이며, 주권 국가의 평등 원칙, 분쟁의 평화적 수단과 국제 정의 원칙에 의한 해결과 같은 유엔 헌장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한반도에 유엔 헌장 정신 구현을”이라고 호소하는 정권이 한국에 탄생한 것을, 우리는 역사의 호기로 활용해야 한다.<끝>

한반도에서 유엔 헌장 정신을 구현하라 ①
한반도에서 유엔 헌장 정신을 구현하라 ②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1001&table=ji_kim&uid=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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