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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하는 시장과 국가라는 질서, 그것으로부터의 해방 ①
새로운 가치, 새로운 삶을 추구하며
김종익 | 2015-12-10 09:09:3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기존의 이론이나 사고의 틀로 해석되지 않는 일들이 만연하고 있다. 공권력의 폭력으로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농민’에게 공권력은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를 ‘폭도’로 매도하기에 여념이 없다. 누구를 위한 공권력인가.

비슷한 현상을 사회 도처에서 목격할 수 있다.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데, 누군가를 체포하겠다고 ‘조계사’ 주변은 공권력이 바다를 이루고 있다. 시간이 1980년대로 돌아간 듯하다. “호헌 철폐, 독재 타도”를 실현한 사회에 나타난 이 어처구니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글은 왜 이런 역사의 퇴행이 일어나고, 그 퇴행에 동참하는 세력에 대한,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이 전환의 시대에 제대로 된 좌표를 설정하고 실천하지 못했을 때, 역사에서 경험했듯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파시즘’이라고, 말이다. 프랑스 지방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최다 득표 정당이 되듯이 말이다. 이 번역글은 분량이 길어 3편에 나누어 게재합니다 - 역자 주

붕괴하는 시장과 국가라는 질서, 그것으로부터의 해방
- 새로운 가치, 새로운 삶을 추구하며 -


우치야마 다카시山內節
1950년생. 철학자. NPO법인·숲을 만드는 포럼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노동 과정론 노트』『자연과 인간의 철학』『생명의 장소』『반半시장 경제』『산골 마을의 낚시』 등의 저서가 있다.


몇 가지 ‘왜?’가 유발하는 질서 없는 사회

2015년의 일본은, 안보법제를 둘러싼 동정이 일본에 대한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 존재하는 것은 몇 가지 ‘왜?’이다. 왜 정부는 이렇게까지 하면서 실질 개헌을 서둘러야만 할까? 왜 자민당이나 공명당 내부로부터 ‘건전한 보수’에 의한 반격은 일어나지 않을까? 안보법제 개헌에 대한 지지는 낮은 데, 왜 내각 지지율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까? 왜 젊은이들의 반대 운동은 확대되지 않을까? 왜 헤노코邊野古의 기지 건설을 이렇게까지 강행해야만 하는 걸까? 왜 오키나와에서는 보수계 지사가 이렇게까지 정부와 대결하는 걸까? 왜 원자력 발전소 추진 세력은 거기에 집착하는 걸까?

이 ‘왜?’는 현재의 경제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 왜 이렇게까지 금융 완화를 해도 인플레가 안 될까? 아베노믹스에 경가 부양 효과가 없는 것은 분명한데, 왜 그것에 대한 비판은 고조되지 않을까?  TPP는 왜 필요할까?

우리는 한층 많은 ‘왜?’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게는, 이 몇 가지 ‘왜?’가,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가리키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그것은 오늘날은, 지금까지의 질서가 성립하지 않는 그런 시대라는 말이다.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모든 일을 해명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몇 가지 ‘왜?’를 말하게 된다.

전후의 일본이나 세계에는, 몇 가지 질서가 중복되어 생기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도, 그 질서를 통해 매사를 이해하는 사고에 익숙해져 왔다. 예를 들면, 1991년에 소련이 해체되기까지는, 세계는 미소 대립, 혹은 동서 대립의 질서 속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전후 세계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독립 국가도 힘을 얻기 시작하고 있었었는데, 이 동향을 시야에 넣었다고 해도, 동서 대립과 제3세력 대두라는 질서를 통해 세계를 인식하는 일은 가능했었다.

일본을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정치적으로는 보혁保革 대립이라는 질서가 있고, 보수는 리버럴한 세력에서부터 우익적인 세력까지 혼성된 세력의 질서를 형성해 성립하고 있었고, 혁신도 또한 사회민주주의 우파부터 사회주의 혁명을 목표로 하는 세력까지의 혼성 세력의 질서를 형성해 성립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질서 가운데 어디에 자신을 위치시키느냐에 따라서, 자기의 정치적 위치를 결정할 수 있었다. 더욱이 일본에서도, 그리고 많은 지역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시장 경제가 하나의 질서로서 성립하여, 경제 성장을 통해 풍요한 사회를 만든다는 사고 질서가 강고하게 형성되고 있었다. 게다가 시민의 힘으로 사회를 개혁한다는 사고방식도, 사회 이론으로서의 질서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러한 다양한 질서에 순응했던 사고에서 보자면, 현재는 여러 가지 ‘왜?’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 버리는 원인은, 지금까지의 질서의 붕괴 또는 지금까지의 질서를 염두에 두고서 매사를 생각하는 사고의 한계가, 국내적으로도, 세계적으로도 발생하고 있는 점에서 생기고 있다. 달리 말하면, 혼돈의 시대가 지금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라는 사회에 있어서나 또 세계에 있어서나.

지금부터 우리는, 더욱 극적으로 모든 질서적 사고가 유효성을 상실해 가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카오스 속에서, 새로운 사회사상이나 정치사상을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성공 체험’에 매달린 강고한 보수의 결집
 

그런데 지금까지의 질서가 유효성을 상실해 가는 시대에는, 크게 나누어 두 개의 움직임이 발생한다. 하나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움직임, 즉 지금까지의 질서를 유지하고 싶다는 소망에서 오는 움직임. 또 하나는 새로운 사상이나 행동을 추구하는 움직임이다. 그리고 정치가나 경제계에서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전자가 우세해진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질서를 기반으로 하여 정치권력이나 경제 권력을 확립해 온 사람들에게는, 지금까지의 질서의 붕괴는 자기의 기반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보도록 하자. 오늘날에는 원자력 발전소가 안전을 보증할 수 없는 시스템일 뿐만 아니라, 경제성으로 보아도 고비용 에너지라는 점은 명확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고 있어도, 그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추진자들은 원자력 발전소를 추진하는 기반 위에 올라타고, 자기의 입장을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소의 유효성을 부정해 버리면, 지금까지의 자기 입장도, 지금까지의 자기 기반도 붕괴한다. 즉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자기 방위가 추진하는 입장을 취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질서가 붕괴해 가는 시대에서, 어떤 종류의 사람들의 무언의 저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똑같은 일을 헤노코 기지 건설에서도 이야기할 수 있다. 오키나와 전체적 반대 운동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왜 이렇게까지 기지 건설을 고집해야만 하는 걸까. 그것은 여기서 물러나는 일이 일본과 미국, 오키나와의, 게다가 동아시아에서의 전후 질서 변경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일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 질서가 있어야, 전후 보수 정권의 입장도 정당화되어 왔다. 여기에도 무의식적인 자기 방위가 권력 유지에 대한 고집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금까지의 질서가 유효성을 상실해 가는 시대에는, 완고한 보수도 만들어 낸다. 그것은 민중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날 일본에는 자신의 ‘성공 체험’을 갖고 있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지금 입장을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 왔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성공 체험’ 의 기반은 기업의 발전과 경제 성장 이었다. 경제가 성장하는 시대에 기업도 성장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도 기업인으로서 ‘성공 체험’과 함께 생활인으로서도 성공해 왔다고 느껴 왔다. 말하자면 그것이 자기의 아이덴티티라고 동일시하는 것이다. 이 사람들에게는, 경제 발전이 만들어 내는 질서는 유지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 성장이 필요하지 않다는 논리나 진정한 복지론, 경쟁의 부정, 서로 돕는 사회의 창조와 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불쾌감을 느낀다. 그런 발상이 사회를 움직이게 되면, 자신의 ‘성공 체험’이 부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아직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 층위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리라. 이 사람들에게는, 경제를 축으로 한 전후적戰後的 질서도, 그것을 기반으로 한 사회 질서도 유지되어야만 한다. 그 수호신으로 현재의 정권을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설령 개개의 정책에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붕괴되어서는 안 되는 그런 정권인 것이다. 지금까지의 질서 유지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라고 느끼면 느낄수록, 현상 유지에 집착하게 되는 것은, 모든 보수가 공통으로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의 일본에는, 강고한 보수의 결집이 생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편하다. 다만 그것은 이데올로기적인 결집도, 조직화된 결집도 아니다. 자신의 기반이 붕괴해 가는 것을 거부하고 싶은, 단지 그것만으로 결집한 보수인 것이다. 물론 수상 자신은 대일본제국이 존재했던 시대를 그리워하는 것이리라. 국민보다도 국가가 우위에 있었던 시대를 말이다. 그러나 그 폭주가 허용되고 있는 것은, 그 주변에 다양한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공 체험’의 실현을 가능하게 했던 기반은, 유지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계속>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1001&table=ji_kim&uid=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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