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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진실, 학교는 왜 안 가르쳐 줄까?
김용택 | 2015-09-21 10:49:5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책을 읽다 보면 어떤 책은 무릎을 치며 공감하며 읽기도 하고 어떤 책은 읽으면 화가 나기도 한다. 평생 교직에 몸담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이런 책을 읽으면 제자들에게 참 미안하고 부끄럽다. 이런 사실을 퇴임하기 전에 좀 알았더라면… 그때 아이들에게 좀 더 경제에 대해 확실하게 경제개념을 이해하게 할 수 있었을 텐데… ‘돈의 진실’(김용진- 해드림)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원론만 배우고 현실을 가르쳐 주지 않으면 그런 교육을 받은 사람은 어떤 삶을 살까? 흔히들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 라는 말은 바로 이런 학교가 만든 결과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경제는 필수다. 인문학이 아니라도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한 번쯤은 배웠던 경제원론. 그런데 이 경제원론이라는 게 정말 현실과 동떨어진 원론수준이다. 그렇게 배운 경제지식으로는 현실을 모르는 고지식한 청맹과니가 된다.

원론과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원칙만 통하는 게 아니다.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은 원리원칙만 지키는 순진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변칙적인 방법을 쓴다. 자연과학을 전공한 사람이 그것도 생소한 금융업에 몸을 담는다는 것은 어쩌면 낯선 세계를 뛰어든 외도다. 그런데 이 ‘돈의 진실’이라는 책을 펴낸 김용진은 자신의 삶처럼 특별한 시각으로 독자들에게 돈이 만든 세상을 보여준다.

우리생활과 너무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돈…! 그런데 막상 ‘돈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물어보면 확실하게 꼭 집어 ‘돈이란 00이다’ 이렇게 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혹시 학창시절 범생이였었다면 돈이란 ‘선사시대 조개껍데기부터 고대 금화, 은화, 조선시대 상평통보…’ 하면서 줄줄 외울지 몰라도 ‘돈이란 00것이다’라고 정의할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저자는 ‘돈의 진실’에 대해 이렇게 접근한다.

자연과학도가 외도로 금융계에서 뛰어들어 ‘돈이라 무엇일까?’, ‘은행에 예금을 하면 왜 이자를 줄까?’, ‘종이에 불과한 돈이 어째서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돈이 돈을 낳는 일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가격은 수요와 공급만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한국은행의 물가상승률, 왜 공감이 안 되는 걸까’, ‘경제는 성장한다는데 살기는 어려워지는 이유는 뭘까?’… 어떤 분이 돈의 진실을 읽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버금가는 발상’이라고 소개한 뜻을 이 책을 읽으면 이해가 된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니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스테그플레이션의 뜻을 줄줄 외우고 있으면서도 ‘디플레이션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말 나쁜 것일까’,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는 나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걸까’,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 대체 뭐가 문제일까’, ‘금은 정말 안전 자산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가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대답을 못해 쩔쩔 매지 않을까?

<이미지 출처 : 천국시민의 사랑방>

돈의 진실을 읽으면 인문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경제를 전공한 사람도 ‘경제란 무엇인가?’라는 경제원론만 배웠지 현실은 까막눈을 만들어 놓았다. 상업주의가 얼마나 잔인한지, 변칙이 판치는 자본의 속성이나 상업주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이렇게 원론만 배운 범생이들은 사회에 첫발을 딛는 순간부터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지혜롭다는 것은 머릿속에 많은 지식이 들어 있다는 뜻이 아니라 현실에서 어떤 판단을 하며 살아야 경제원칙에 맞는 생활인이 되는가를 아는 사람이다.
 
사실 돈 얘기하면 부모들도 책임이 없는 게 아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경제원론은 공부요, 가정에서 가정경제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르쳐 주는 부모들은 많지 않다. 돈을 좋아하고 또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식에게 돈 이야기는 금기사항으로 치부한다. “너는 그런 거 몰라도 돼, 공부나 열심히 해!” 그래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인플레이션이 되면 현금을 가지고 있어야 할지 부동산을 사놓아야 할지 구별조차 못한다.
 
‘돈의 진실’은 기존 경제학 이론은 다루지 않는다. 낯선 곳을 여행할 때 구석구석 숨겨진 아름다움과 조심해야 할 사항을 알려주는 여행안내서가 꼭 필요하듯 이 책은 자본주의 특히 신자유주의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 놓았다. 우연히 내 블로그를 찾아와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보내 준 책을 읽으면서 이런 사실을 가르쳐 주지 않은 학교가 밉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경제지식이 부끄럽다.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yt_kim&uid=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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