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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노조’의 이상한 파업
임금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청년 일자리를 만들자는 노조
임병도 | 2019-06-04 08:57:1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부산에 취재하러 가면 현장에서 늘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부산지하철 노조원들입니다.

부산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집회나 시위, 세미나, 공청회, 토론회 등에 가보면 <부산지하철노조>가 후원을 한다는 현수막도 쉽게 봅니다.

항간에는 <부산지하철노조>를 가리켜 ‘귀족노조’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부산 시민단체의 행사를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귀족노조’는 사주나 회사의 입장에서 노조 활동을 벌이는 ‘어용 노조’와 같은 의미입니다. 그러다 연봉과 복지 혜택이 좋은 노조가 파업을 하자 이를 비꼬기 위해서 ‘귀족노조’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부산 지역에서 <부산지하철노조>는 ‘귀족노조’에 가깝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부산에 제대로 된 일자리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부산교통공사>는 나름 지역에서 괜찮은 직장으로 평가받습니다.

새누리당이 집권하던 시기 부산은 말 그대로 보수의 텃밭이었기에 시민단체의 감시와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부산지하철노조>는 시민단체를 도와주는 ‘키다리 아저씨’와 같았습니다.

파업하면 일자리가 생긴다

다른 노조가 파업을 통해 임금과 복지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면 <부산지하철노조>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파업을 하는 이상한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로 <부산지하철노조>가 파업을 하고 난 다음 해에는 신규 채용이 늘기도 했습니다. 2004년 93명이었던 <부산교통공사>의 신규채용은 <부산지하철노조>의 파업 이후 2004년에는 219명으로 증가했습니다.

2005년 파업이 없자 2006년 신규채용은 다시 81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파업을 하면 다음 해에는 신규채용이 증가하고, 파업을 하지 않으면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희한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안전을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하다

<부산지하철노조>가 파업을 통해 신규 채용을 늘리려고 하는 이유는 ‘안전’ 때문입니다.

2012년 8월 신평역에서 대티역으로 운행하던 부산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에 화재가 났습니다. 이 사고로 연기를 마신 승객 40여 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부산도시철도의 2010~2014년 사고 통계를 보면, 모두 51건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도시철도는 10건의 사고에 그쳤습니다.

빈번하게 지하철 사고가 발생했지만, <부산교통공사>는 인력을 감축하고 외주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계획을 밀어붙였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파업을 통해 채용을 늘려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노조의 투쟁으로 조금씩 채용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부산교통공사>는 2015년 이후 사고가 감소한다는 이유로 또다시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 <부산교통공사>는 노동자 1천여명을 줄여 매년 400억을 줄이겠다는 ‘재창조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에도 대형 환풍기가 추락하면서 운행하던 전동차와 충돌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부산지하철노조>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채용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임금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청년 일자리를 만들자는 노조

▲해마다 발생하는 통상임금 300억을 내놓아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최무덕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

원래 ‘귀족노조’라는 말은 자신들만 배부르고 잘 살고 있다는 비아냥이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지하철노조>는 조금 이상합니다.

매년 발생하는 통상임금 300억을 내놓고, 노동 시간을 단축할 테니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귀족노조’의 개념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셈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은 모든 국민에게 트라우마처럼 선행되어야 할 필수 요건이 됐습니다. 하지만 <부산교통공사>처럼 적자를 핑계로 인력 감축을 내세우는 공공기관이 있다면, 안전은 무시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돈 보다 안전이 우선이라고 주장합니다. 노령화된 부산을 미래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청년 일자리를 늘려 젊은이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프랑스어로 “귀족은 의무를 갖는다”를 의미한다. 보통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단어이다. (위키백과)

부산에서 ‘귀족노조’라 부르는 <부산지하철노조>를 보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떠올랐습니다.

유튜브에서 보기: ‘귀족노조’의 이상한 파업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table=impeter&uid=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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