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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 사수와 VOD 서비스의 결투 승자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면서 개인 중심의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
김홍열 | 2015-11-10 10:54:4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요즘 들어 가끔 본방 사수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보게 된다. 지상파가 자사 TV 프로그램을 홍보하면서 끝 부분에 가서 본방송을 시청해달라고 강조하는 것을 보게 된다. 당연히 시청률 때문이다. 시청률에 따라 TV 광고 단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본방송의 시청률을 올리는 것이 지상 명령이다. 광고 수입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당연한 일이다. 이전에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서 필요한 솔루션이 단 하나, ‘재미’였다. 재미가 있어야 했고, 그래서 재미를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마다하지 않았다. TV 드라마가 필요 이상으로 선정적 경쟁을 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도 한동안 이런 경향은 계속되겠지만 이제 조금씩 사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매스 미디어의 두 주요 축인 방송과 신문은 처음에는 뉴스 전달부터 시작했지만 이내 대중에게 뉴스 외에 재미있는 콘텐츠도 보급하기 시작했다. 다른 매체가 별로 없던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신문의 경우 대표적인 케이스가 연재소설과 신춘문예 시스템이다. 인쇄 매체가 빈약한 상태에서 신문에 게재된 연재 소설은 TV의 일일 연속극과 같은 역할을 했다. 연재소설을 통해 인기 작가가 만들어지고 소설에서 제기된 주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확산되기도 했다.

신춘문예는 신문의 영향력을 활용해서 문화 콘텐츠를 발굴, 확산시키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인쇄 매체의 주력이 신문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출판 시장이 커지면서 신문의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인쇄 매체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진입이 용이하고 더 경쟁적일 수밖에 없다. 아직도 일부 남아있기는 하지만 신문이 문화 콘텐츠의 주요 플랫폼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미 여러 다양한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고 대부분 온라인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은 사정이 좀 달랐다. 방송에서 대중에게 공급하는 영상 콘텐츠는 여전히 방송사 중심으로 제작, 운영되고 있다. 영상 콘텐츠의 경우 영화를 제외하고는 지상파, 종편, PP (프로그램 공급자)에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영상 콘텐츠의 속성상 제작비가 많이 들고 방송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으면 콘텐츠 유통이 곤란하기 때문에 재정 능력이 있는 소수 방송 사업자들이 독점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영상 콘텐츠의 속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방송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제작, 운영 능력이 있고, 홍보 플랫폼까지 갖춘 방송사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시청률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시청률이 예전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이제 시청률은 편성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 방송에서 편성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방송 미디어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프로그램 편성은 공적 시간의 담론을 재구성한다. 저녁 9시에 종합뉴스를 편성하게 되면 하루가 뉴스와 함께 끝난다. 어린이용 프로그램을 오후 6시 전후에 배치하게 되면 그 시간 이전에 아이들 대외 활동이 끝나야 한다. 정해진 열차 시각에 맞춰 사람들의 일상이 결정되는 것처럼 프로그램 편성에 따라 사람들의 일상도 다시 구성된다. 출판 매체와 달리 상시 소유할 수 없고 정해진 시각 이외에는 다시 보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방송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시간에 주요 스포츠 게임이 생중계되는 것 역시 편성에 의한 선택이다. 그리고 그 편성의 주요 기준은 공익성과 시청률이었지만 점차 시청률 위주로 구성되고 있다.

Video on demand (VOD) 서비스는 시간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방송 이외에도 많은 플랫폼이 생겼고 편성에 상관없이 본인이 편한 시간에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더 이상 시간에 구속을 받지 않게 됐다. 뉴스를 제외한 방송사의 모든 콘텐츠는 이제 편성과 상관없이 소비되고 있고 그런 소비행태는 이미 꽤 많이 진행되었다. 이제 전통적 의미의 시청률은 의미가 약화되기 시작했다. 아직 어느 정도 남아있긴 하지만 점차 본방 사수는 의미가 없어질 수밖에 없다. 방송사는 콘텐츠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계속 수행할 가능성은 높지만 이전처럼 사람들이 방송사 편성에 구속될 가능성은 점차 적어지고 있다.

TV 드라마가 한국에서 유독 강세인 이유 중 하나는 방송이 한국 미디어 시장에서 중요 역할을 오랜 기간 해왔기 때문이다. 서구에서는 보기 힘든 현상이다. 특히 일일 연속극 같은 경우는 외국에는 거의 없는 아주 특수한 사례다. 방송이 사실상 온 국민의 문화 생활을 주도하다시피 했다. 온 가족이 TV 앞에 몰려 있는 시간대에 가족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를 시리즈로 방영하는 것이 시청률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영상 매체가 없는 상태에서 지상파의 드라마 제작은 사실상 가장 쉬운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한국 TV 드라마에서 유독 가족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것들 모두 다 본방을 사수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의 유물들이다.

이제 VOD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콘텐츠 주제가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시청자에서 영상 콘텐츠 소비자로, 가족에서 개인으로, 물리적 가정에서 온라인이 만든 가상 공간으로 영상 콘텐츠 소비 장소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방송사의 편성은 그저 특정 방송사의 편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게 됐다. 물론 아직도 유명한 탤런트들이 나오는 TV 드라마는 사람들에게 여러 재미를 가져다 주겠지만 이전 같은 시청률은 불가능해졌다. 개인들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면서 개인 중심의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김홍열 (성공회대 겸임교수. 정보사회학)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hy_kim&ui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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