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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홍콩의 벤처이야기 “캘리포니아 냉장고” 10
대한민국 최초 중공 시장 (No Frost Type) 냉장고 수출실화
향암 | 2019-07-26 07:22:0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0. ROYAL FAMILY

이렇게 냉장고가 호황을 누리다 보니 노보특과장은 거래선 개척의 상담 보다는 유지와 서비스 만전을 위하고 혹시라도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생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시장정보 수집에 시간을 들이고 있었다.

주재원은 대개 골프를 치고 현지 생활을 즐긴다고 하지만 노보특과장에게는 하루하루가 그리고 매 순간이 긴장이었고 중공 수출이 그렇게 안전하지 않다고 여기어 홍콩지점장이 이제 실적도 초과 달성이니 골프를 배우라고 해도 골프장에 갈 수가 없었다.

실제로 매주 월요일 아침까지 본사에 보내야 하는 보고서 작성을 위해 대부분의 토요일 늦게까지 일을 해도 시간이 모자라 일요일에도 잠깐 회사에 나오는, 심지어 애들과 함께 나와서 일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된 셈이었다.

여전히 신규 인콰이어리는 많았으나 공급 지역의 투명성과 SKD조립의 기술력 그리고 수입 대금을 결제할 자금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서 채택할 수도 없었고 추가 공급할 수 있는 냉장고 물량도 없었으나 심지어 노보특과장의 학연이나 지연을 들춰가면서 만나려는 한국의 무역상들이 많았지만 기존거래선의 요구 물량을 다 못 주는 형국이므로 모두 대기자 명단에 둘 정도였다. 이런 때에 본사 가전수출부의 성 과장으로부터 희한한 전화를 받았다.

워낙 홍콩지점의 노보특 과장이 일을 잘 해주고 있어서 본사는 사후 관리와 공장의 상황을 파악하는 일로 일과를 채우고 있는데 사실은 서울에 너무 많은 냉장고 주문 요청이 쇄도하고 있고 그것이 단순 인콰이어리가 아니고 인맥과 배경을 근거한 난감한 것 들이라 출근하기 싫을 정도로 골치 아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전수출부 금충복 부장과 담당과장인 성 과장은 자리를 비우게 되는 때도 많고 회사 출근이 괴롭다는 것이었다. 그 중에는 정부 고위층은 물론 퇴역 장성도 있고 학교 동창도 있고 해외 본부장의 친구도 있고……

모두 물량이 없다고 하여 거절하는데 그럴수록 가격을 10% 더 주고서라도 꼭 받아야 다른 사업이 잘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괴로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그 중에서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압력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그가 바로 서른 살도 안된 왕회장님의 외손자인 젊은 녀석이라는 것이었다.

가전수출부 부장에게 반말을 해가면서 “금 부장! 체면 봐 기회줄테니 견적해보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순간 노보특과장은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를 느끼면서 답하기를 “성 과장님, 모든 것은 제가 책임질 테니 그 사람에게 홍콩에 노보특 과장이 있는데 이미 그 사람은 사표 쓰고 소임을 다하고 있기에 ‘누구라도 냉장고 견적을 받으려면 홍콩으로 와서 노보특 과장과 상담을 해야 한다’ 라고 해주세요.”

성 과장은 노보특과장이 신입사원 시절에 첫 발령을 받은 부품사업본부 전동기 생산과에서 만났던 입사 일년 선배이었고 해외사업부에는 파견부터 시작한 노보특과장이 먼저 선발대로 수출 업무를 하게 되었으나 나중에 공장에서 해외본부로 올라온 성 과장이 먼저 중동 땅 쿠웨이트 지점에 발령을 받아 나가게 되었고 노보특과장이 최초로 레바논에 Compressor를 수출했는데, 그 거래선이 Chalian Bros로 챨리안이라는 성을 가진 형제가 하는 A/S용 부품 수입 판매상이었다.

그 거래선을 만나러 레바논까지 출장 가서 좋은 시간 보냈다고 사진까지 편지로 보내오는 절친하고 막역한 사이였으나 전쟁이 발발되어 지점을 폐쇄하고 본사로 복귀하여 심란할 때였다.

그 후 사흘이 지난 날 오전에 본사 가전수출부의 분신이자 아우 같은 김행수HS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미 알려드린 로얄패밀리의 외손자가 홍콩의 THE MANDARIN ORIENTL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 있으니 연락해서 만나자고 전화 왔었다고.

그래서 노보특과장이 격한 음성으로 대꾸했다.

“그 자에게 전화해서 나에게 전화를 하던지 약속 장소를 정해주면 내가 나가 상대한다고 해주어라.”

오후 점심 시간이 지나자 커피 한잔 하자면서 함께 홍콩 지점에서 근무하게 된 비디오 수출담당 이장봉 대리가 말을 걸어왔다. 이장봉 대리는 노보특과장이 주재원 보수교육 이수 차 본사 출장을 가서 연수원에 갔을 때에 연수부 요원으로 아침 기상 시간 이후 운동장에 모여 점호와 아침체조를 할 때에 만났던 마치 군대의 유격대 조교같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학의 학군단 ROTC장교 출신이었는데 일을 야무지게 잘 해 싱가포르로 발령을 받도록 예정되어 싱가포르를 가는 길에 홍콩에 들렸었다.

그리고는 노보특과장을 만나 소주 한 잔 마시며 묻기를 싱가포르지점과 홍콩지점 중에서 어느 곳에 발령을 받으면 좋은가를 물어보는 것이었다.

노보특과장은 남자라면 뻔한 싱가포르지점보다 알 수 없는 홍콩지점에서 죽의 장막 중공을 개척해보는 것이 나름대로 고생은 되어도 가치가 있지 않겠냐고 말 해주었다.

그 말이 씨가 됐는지 홍콩지점으로 주재지역을 바꿔 나와서는 노보특과장에게 ‘형님 조언대로 홍콩으로 왔습니다. 앞으로 평생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미 이 때에는 CTV로 시작되었던 중공수출이 냉장고에 이어서 라디오 카세트 AUDIO까지 활황이었고 이제는 VCR에 이어서 등장된 VCP PROJECT까지 입질을 할 때이었다.

그런 이 대리가 ‘형님 안색이 안 좋으십니다. 만사OK에 세계 일등인데 무슨 걱정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응~이 대리, 사실은 진짜 골치 아픈 고민이 있구먼.’하고는 본사의 성 과장이 전해준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랬더니 ‘그 놈 이름이 뭐래요?” 라고 이장봉 대리가 물었다.

노보특과장이 되물었다. “왜?”

이 대리가 답했다. “아니 그냥요. 누가 우리 형님을 고민하게 하는 지 이름이 궁금해서요.”
“응, 조양서 사장이다.”라고노보특이 말해주었더니, 이장봉 대리가 대뜸 “그 놈 제 동창입니다.”라고 하였다.
“뭐라고?”
“예, 제 고등학교 동창생입니다. 제가 함께 만나 드릴까요?”
“어? 그래 주면 좋지만…. 왜?”
“그런 자식은 혼 좀 내주어야 합니다. 제까짓 게 뭔 데 건방지게 로얄패밀리 행세를 합니까? 아마 자기 집안에서 알면 뼈도 뭇 추릴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월급쟁이들에게 수고한다고는 못할지언정 그렇게 건방을 떠는 녀석은 혼 좀 내주어야 합니다.”라고 이 대리가 더 격분해서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첫 만남 장소를 만다린 호텔에서 지점 사무실 쪽이 아닌 반대 방향의 이화원한국식당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함께 가기로 했다.

홍콩섬 상환지역 코리아센터 19층에 있는 이화원에 저녁 7시에 당도하니 방도 아닌 홀에 조양서 사장이 또 한 사람과 함께 둘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 함께 앉아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노보특과장의 홍콩지점 동료로 있다가 본사 귀임 후에 사표를 자기 선배 과장 서랍속에 집어넣고 홍콩으로 돌아와서 사표 수리해달라고 고집부리고 지금은 홍콩에 눌러 앉아 무역사업을 시작한 노보특 과장의 입사동기 금사종 사장이었다.

우선 노보특과장은 놀라며 ”금 사장이 어떻게 이 자리에 있는 것이야?”하고 물었다.
그러나, 금사종 사장은 무게를 잡으며 “그렇게 됐습니다.”하면서 말을 아끼는 것이었다.
그래서 노보특과장은 앞에 있는 조양서 사장에게 “서울에서 오신 손님인가요? 제가 노보특 과장입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아. 노보특과장님이세요? 이렇게 유명하신 분을 만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노보특과장은 옆자리에 앉게 된 이장봉 대리를 손 바닥으로 등을 감싸주며 조양서 사장에게 “홍콩지점에 함께 근무하는 이장봉 대리입니다. 오늘 함께 자리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소개했는데 들은 척도 안 하고 애기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 대리도 아무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금사종 사장도 그렇게 침묵을 지키려 했다. 그래서 노보특과장이 다시 말을 꺼냈다.

“조 사장님, 여기 옆에 앉아 있는 금사종 사장은 어떻게 아시는지요? 그리고 이 분과 제가 어떤 사이인지 아시는지요?”라고 물었다.

“아, 금사종 사장님은 평소 제가 존경해오던 분이고 사실은 이번 홍콩 출장도 이 금사종 사장님께 은혜를 갚아드리려고 노보특 과장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두 분 사이는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으나 하여튼 노보특 과장님을 만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것으로 들었고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노보특과장이 말을 이었다.

“여기 금사종 사장은 제 저하고는 절친한 사이인데 이런 인연도 있군요.” 하면서, 노보특과장은 금사종 사장에게 “왜 이런 일을 내게 미리 말하지 않았어?” 라고 말을 했다.

헌데 이어진 조양서 사장의 말이 노보특과장의 비위를 건드렸다.

“제가 백방으로 냉장고 10,000대의 오퍼를 받으려고 상상전자의 모든 분들을 탐문하니 홍콩지점의 노보특 과장께서 열쇠를 쥐고 있는 유명하신 분이고 아무도 못 말리는 분이며 무엇보다도 술실력이 제일 으뜸이라고 들었는데 오늘 밤에는 제가 직접 모셔보려고 홍콩까지 왔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노보특과장이 매우 놀라는 표정을 짓자 바로 옆에 있던 이장봉 대리가 말을 가로 채고 끼어 들었다.

“아이고, 금사종 사장님, 평소 선배님께 미처 인사를 못 드려서 안부가 궁금했는데 여기에서 뵙게 되네요. 여기 노보특 과장님과는 절친한 사이로 알고 있었는데 두 분이 오늘 일정을 사전에 교환하지 않았군요.”

그러면서 앞에 앉아 있는 손님인 조양서 사장에게 말하기를 “조 사장님,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습니다. 만나서 영광입니다.”라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조양서 사장은 이 대리의 인사에 즉답을 피하고 노보특과장에게 말을 있기를 “기왕지사 만났으니 술을 시작하시지요.” 하는 것이었다.

노보특과장이 말을 받기를 “그럼 냉장고 10,000대의 오퍼는 순전히 그리고 전부 여기 금사종 사장을 위한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렇습니다. 모두 금사종 사장님을 위한 것입니다. 저는 개입하지 않습니다.”라고조양서 사장이 똑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오늘 술은 제가 사야 하겠습니다. 사실 제 입사 동기이고 절친한 친구이지만 막상 사업하겠다고 사표 내고 나가서 홍콩에서 할 일이 마땅히 없다는 금사종 사장이 늘 맘에 걸려도 상상전자의 풍토가 나간 사람과 특별한 관계가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아무런 도움도 못 주고 있었고 심지어 냉장고 주문을 할 수 있어도 물량이 모자라 쩔쩔맨다는 제 입장을 고려해서 한번도 연락을 안 주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금사종 사장을 위해서 이렇게 서울에서 귀인이 나타나셨으니 공식적으로 상상전자의 냉장고 거래선으로 등록해서 후련하게 일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오늘 밤에는 외할아버지의 회사 예산으로 접대를 해드리지요.”라고 노보특이 비틀어 말했다.

그러자, 음식으로 김치찌개가 나오고 소주도 나왔다. 서로 한 잔씩 딸아 인사를 나누었다. 그렇게 서너 잔이 돌고 난 후에 옆에 앉아 있던 이 대리가 기어이 폭탄을 쏘았다.

“아이구 조양서 사장님, 이게 얼마 만인가요? 이제 생각이 나는군요. 우리가 고교동창이지요? 야! C8놈아! 네가 뭔 데 선량하게 시험 봐서 합격하여 입사한 회사원들을 못살게 구는 로얄패밀리 행세를 하는 것이냐?”라고 말하며 술잔을 건네려 하자, 조 사장이 대꾸도 않고 술잔도 안 받는 것이었다. 
 

노보특과장이 바로 이 대리를 제지하며 “이 대리, 왜 이래? 지금은 고객 접대 중이야. 예의를 갖추고 자중 해야지!”라고혼내듯이 말했다.

그랬더니 이장봉대리가 “형님, 동창을 봐도 인사도 없고 받지도 않는 이런 인간이 무슨 고객입니까? C8놈이지.”라고 하자, 조양서 사장이 대꾸를 했다. ”야! 이 새끼야, 네가 왜 여기 나타나 나를 곤란하게 해? 이건 비즈니스야. 우리 얘기는 나중에 따로 하고 입 닥치고 있어!”하는 것이었다.

노보특과장이 정리하듯이 말을 했다.

“조양서 사장님, 여기는 홍콩이고 우리는 주재원들입니다. 이렇게 홀에서 감정을 드러내기에는 부적합한 곳이므로 장소를 옮기지요. 그러기 전에 서로 업무를 정리합시다. 분명히 홍콩방문 목적은 여기 금사종 사장에게 10,000대의 냉장고 오퍼를 전해주려고 온 것이 맞습니까?”

“네. 분명이 저는 개입하지 않고 두 분이 해결하면 되는 일입니다.”라고조양서 사장이 답했다.

이어서 노보특과장이 다시 금사종 사장에게 물었다.

“금 사장, 이렇게 라도 거래선으로 등장하게 되어 좋으나 회사 규정이나 내 업무 스타일은 잘 알 것이니 정식 인콰이어리로 채택될 수 있게 팩스에 6하 원칙으로 모든 근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까?”

“그럼 이런 기회가 어떤 기회인데 놓칠 수 없지.” 하면서 금사종 사장이 웃는 것이었다.

두 분 모두 우리 회사 냉장고 생산 및 공급 사정은 충분히 짐작하고 있을 테니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10,000대를 빼낼 수도 만들 수도 없기에 수량은 어떻게 해서라도 20%인 2,000 대 라도 만들어 볼 것입니다. 그러나 한 번에 공급은 절대 불가할 수 있습니다.”라고 노보특과장은 선을 긋고 일어섰다.

서둘러 이화원 식당을 나오며, “금 사장, 오늘 손님은 금 사장이 호텔까지 책임지고 모셔. 술자리는 상상전자에서 제공 하겠어. 그리고 오늘 저녁 식사비도 우리가 지불한다.”라고 해주었다.

택시를 타고 일행은 본사 출장자들이 오면 주로 갔던 Wanchai 지역의 단골 술집 Club Cherry에 들어서서 노보특과장은 귀빈을 모시고 왔으니 방으로 자리를 달라 했다.

마담은 “언제나 우리는 노보특 오라버니가 진짜 VIP이고 우린 언제나 최선을 다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노보특과장은 여전히 어머니 3년상을 모시는 장남이라 가슴에는 삼베로 만든 상장이 달려 있었으나 눈을 더 크게 뜨면서, “정말로 중요한 분을 모시고 왔어요.”라며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잠시 얘기할 게 있다면서 금사종 사장과 조양서 사장은 화장실에 갔다. 이때다 싶어 노보특과장은 이장봉 대리에게 “자네 왜 그래? 둘이 어떤 사이야”라고 물어보았다.

“그건 지금 말 할 수 없고요. 저 새끼는 원래부터 나쁜 새끼이고 내가 오늘 저녁에 죽여야 합니다” 라고 하는 것이었다.

“야, 이 사람아! 이러려고 도와주러 온 거야? 난처하게 하지 좀 마라.”라고 나무라니, “그럼 형님이 죽여주세요.” 하는 것이었다.

“무슨 소리야?”라고 혼내니, “아~ 오늘 밤에 VIP로 모셔야 한다면서요. 그러니까 VIP로 잘 모시는 것이 홍콩간다는 것이니 오늘 밤에 홍콩 보내 버려요.”라고 이 대리가 말하는 것이었다.

노보특과장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을 보탰다.
“여기가 홍콩인데 어딜 보내?”
“아이 참, 형님도~오늘 제대로 그리고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게 술로 보내 버리라고요. 형님 술 쎄잖아요. 이미 소문 다 나버렸네 저 새끼 덕분에.”하는 것이었다.
“알았어! 이젠 조용히 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술 마시기 싫으면 먼저 집에 가도 좋아.”라고 노보특은 이장봉 대리를 달랬다.

잠시 후 세수까지 하고 자리에 돌아온 조양서 사장은 먼저 이장봉 대리에게 “어이~! 친구, 이제부터는 제발 욕하지 말고 술이나 마시자.”하는 것이었다.

이때에 금사종 사장이 술잔을 이장봉 대리에게 건네 주면서 “난 두 사람이 그렇게 친한 고교동창인 줄은 몰랐네.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그러나 본대 술잔으로 풀어 보세.”하는 것이었다.

이장봉 대리는 받은 위스키 스트레이트 잔을 단숨에 마시고 금사종 사장에게 팔을 뻗어 술잔을 건네 주며 “금 사장님도 이제 그림자처럼 살지 않고, 햇볕 아래로 나오시게 됨을 축하합니다.” 하면서 술잔을 건네 주고 술을 부어주었다.

이러자, 조양서 사장이 “노보특 과장님, 이 자리에서 유명 하신 노보특 과장님과 소문난 스트레이트 연속 삼배를 해보고 싶은데 받아 주시렵니까?” 하는 것이었다.

노보특과장이 “괜찮겠습니까?”라고 조양서 사장에게 물으니 “아무려면 나이가 아래뻘인데 노보특 과장님을 술로 못 당할까요~!” 하는 것이었다.

“그래요?” 하면서 노보특과장은 조양서 사장과 연속적으로 스트레이트로 위스키잔 세 개를 놓고 각각 부딪치면서 정말 게 눈 감추듯이 순식간에 서로 석 잔을 다 마시었다.

방에서는 노래 부를 수 없어 홀 안의 무대에서 노래 부를 수 있으니 편할 대로 하라던 마담 말 대로 노보특과장은 조양서 사장과 함께 무대에 나갔다. 조양서 사장이 좋은 노래를 먼저 불렀다.

조용필의 1982년 발표곡 ‘못 찾겠다 꾀꼬리’를 불렀기에 답으로 노보특과장도 조용필의 노래를 골랐다.

조용필의 1984년 6집 발표곡 ‘바람과 갈대’를 부르고 방으로 돌아오는데 조양서 사장이 휘청거리는 것이었다. 바로 금사종 사장에게 알려주고 신경 써서 표 안 나게 모시고 나가라고 했다. 그렇게 자리를 정리하고 나니 이 대리와 노보특 과장 둘만 남았다.

“둘이 얼마나 친했고 무슨 일이 있길래 그렇게 무경우로 떠들고 욕을 할 수 있냐?”고 나무랐더니 “저 새끼 나쁜 놈이에요.”하면서 그렇게 소란을 피워서 일이 오히려 잘 된 것으로 알아 달라고 하며 건배를 하자고 했다.

노보특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서울 본사에서는 왜 조양서 사장의 정체와 목적을 파악하지 못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갖은 압력과 친분의 접근에도 상대를 못하고 있다 했는데 어디 노보특 과장은 로얄패밀리로 접근시켜도 거절하는 지를 보려고 한 것일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해서 홍콩지점장에게 조양서사장의 홍콩 내방과 만나고 보니 금사종 사장이 개입되게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보고했다.

그랬더니 “물량도 없는데 또 할당량 내에서 정리하려고 하느냐? 그런 VIP의 힘으로 공장에서 물량을 빼앗아 냈어야지?”하는 것이었다.

노보특과장은 ‘역시 입으로만 일하는 지점장이라 편리하구나’라고 여기면서 가전은 안 해본 분야라 그런 가 보다고 이해하며 보고하기를 ‘일이 이렇게 해서라도 옆구리를 차단한 셈이고 이런 분위기로는 명분과 실리를 보강하기 위해서 기존 거래선에서 등급이 낮은 거래선으로 제3위인 Countifarm의 물량을 일부 되돌려 받아 공급하겠다’고 했다.

지점장은 “자네가 알아서 해. 나는 모른 체 할께.”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뭔가 흐뭇해하였다.

서울 본사 가전수출부 성 과장에게 어젯밤의 일을 전화로 알려주었다. 결국 드러난 윤곽은 추가로 신규 거래선을 하나 더 등록하기 위해서 기존 거래선의 물량을 줄여야 하고, 나아가서 그런 잡음을 아예 막기 위해서 홍콩과 대만시장의 자가상표 거래선에 대해서 단가인상을 가능한 시도하기로 하고 여전히 냉장고 모든 수출 Offer전권을 노보특 과장에 의한 홍콩지점에 위임하기로 합의했다.

그날 저녁, 모처럼 홍콩 지점장이 노보특 과장에게 술 한잔 하자고 하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회식하러 늘 가던 대로 코리아센터 19층 이화원으로 가지 않고 뒷골목으로 중국식당을 찾아갔다. 중국식이란 것이 두 사람이 가서 먹기에는 식사가 한식보다 불편할 수 있었는데 이젠 제법 홍콩 분위기를 알 수 있기에 값싼 서민 식당 같은 곳에서 한국의 족발같은 것을 시켜 놓고 중국의 명주라는 마오타이를 우리도 선물이나 심부름만 하지 말고 맛이나 보자고 하여 마시게 되었다.

맛을 본다는 생각으로 마시게 되니 취하지 않았다. 그렇게 둘이 병 뚜껑처럼 작은 잔으로 맛을 보다보니 어느새 한 병을 다 비웠는데 두 사람 모두 전혀 술 마신 느낌이 안 들었다. 그래서 내친 김에 고급손님이 있을 때에만 가는 높은 분들이 애용한다는 HAPPY VALLEY에 있는 CLUB TOPAZ로 자리를 옮겨서 홍콩지점장이 우리도 마셔보자고 하면서 고급 브랜디인 HENNESSY X.O.를 시키는 것이었다.

참 이상했다. 별로 말없이 둘이는 술만 맛보듯이 마셨지만 술은 술이고 분명히 입 안으로 들어갔기에 혓바닥이나 목구멍을 통해서 흡수된 만큼 취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브랜디 한 병도 둘이 다 비울 때쯤, 홍콩지점장이 노보특 과장의 목을 껴안듯이 잡아당기었다. 벌써 홍콩지점장이 술에 취했나? 라고 생각하는데, 지점장이 귓속말을 하듯이 내뱉는 말이 있었다.

‘나는 네가 좋다~때로는 고집스럽게 자기 주장이 강하지만 그런 직선적이고 솔직함이 좋다.’고 하는 것이었다.

노보특 과장은 순간 머리가 핑 돌았지만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그쳤다. ‘이런 말에 넘어가면 안된다. 왜 이 홍콩지점장이 지금 이 순간에 이런 표현을 하는 지 빨리 알아 차려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주문했다.

그런데, 홍콩지점장은 이내 3분도 안 지나서 그 속내를 드러내고 말았다.

“야, 노보특 과장, 자네가 요즘 냉장고를 가지고 중아무역공사와북경설화냉장고프로젝트를 만들고 미스터 응과동관화남냉장고프로젝트를 만들지만 나도 VCP를 가지고 주해시 백 사장과 비디오 프로젝트를 만들 것이니 누가 더 잘하는 지 두고 보자.”는 것이었다.

노보특 과장은 어이가 없었다. 귀를 의심했다. 그래서 노보특은 감긴 팔을 풀면서 “지점장님,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모두 상상전자의 회사원이고 홍콩지점 주재원으로서 지점장님을 모시고 일하는 데 품목에 따라 왜 담당자와 성과가 갈려야 합니까? 모두 지점장님의 실적이 되잖아요?”라고 대꾸했다.

노보특 과장은 생각하기를 이런 것이 “취중진담”일까 싶었다. 왜 자기 부하의 업무를 자기 의지와 비교할까? 계급이 비슷한 것도 아니고 경력이 같은 동기들도 아닌데 이해가 안되었다.

그러니까 회사생활이 입신양명을 위한 수단일까? 자기 이름으로 자기가 만들어보고 싶은 욕망이 있는가 싶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 지점장인데 새삼스럽게 담당자가 되려는 것일까?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노보특 과장은 공대출신 엔지니어로서 공장작업자들과 생산 설비들이 쉬지 않고 COMPRESSOR처럼 항상 잘 돌게 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제조업체에 근무하며 영업사원이 시장과 생산라인을 동기화 하지 못한다면 월급이 아깝다는 생각을 거듭하면서 술 자리를 마치고 홍콩지점장님을 먼저 택시에 태워 바래다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계속>

향암 (香庵)

홍콩 2B1 Limited 회장
홍콩 A-Dragon Corporation 창업, 1989.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과학기술산업융합 최고전략과정 수료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SPARC 수료 논문 [출판시장의 변화와 전자책의 미래연구] 발표로 장영실상 수상, 2018.8.

필명: 향암香庵~작품속 가명 노보특 (Robert영어이름 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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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치의식으로 민주주의가 가...
                                                 
김사복, 5.18 진상을 세상에 알리...
                                                 
왜 당신은 계란을 바위에 던지시나...
                                                 
공기업 적자, 정치인-자본-관료의 ...
                                                 
이장희 교수 “미·일, 유엔사 통...
                                                 
[연재] 위안부가 있었던 시대 - 3...
                                                 
여수·순천10.19사건(여순항쟁)을 ...
                                                 
강제징용 귀국선 1호 폭침, 원인은...
                                                 
김대중평화센터 일본후원회, 김대...
                                                 
대검 국감에서 ‘MB 때 가장 쿨했...
                                                 
천안함의 진실을 지킨 사람들과 박...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에…
                                                 
그들의 속셈
                                                 
[이정랑의 고전소통] 가탁왕명(假...
                                                 
이제 눈을 들어 국가경영 전체를 ...
                                                 
[칼기노트 11] 비행기는 거짓말을 ...
                                                 
안병하 공직자 바로 세우기 운동본...
                                                 
[오영수 시] 자재암 부처님
11631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과 ‘유엔...
9633 강제징용 귀국선 1호 폭침, 원인은...
8737 네티즌이 나경원 고소에 대처하는 ...
8538 [오영수 시] 자재암 부처님
8282 기사가 아닌 소설(?) 쓰다 네티즌...
8232 이제 눈을 들어 국가경영 전체를 ...
5493 故 안병하 치안감과 경찰청 이야기...
4973 [연재] 위안부가 있었던 시대 - 2...
3845 조국 사퇴 ‘교수 시국선언’ 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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