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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홍준표식 편 가르기… 또 탄핵을 부른다.
[칼럼]박근혜의 단죄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염원이다
임두만 | 2017-04-16 09:03:5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적폐(積弊)청산=오래 쌓인 폐단의 청산’, 적폐세력… 박근혜 탄핵과 파면, 그리고 구속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당 전체가 이 말을 애용하는 것 같다. 문 후보는 지난 12일 저녁 방송된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 주최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이 말을 많이 사용했다.

▲SBS 토론회 방송화면 캡쳐 © 임두만

이날 토론회의 적폐논쟁을 정리하면 대략 이렇다.

안철수 “대통령은 지지자의 대통령이냐, 전 국민의 대통령이냐”
문재인 “당연히 전 국민의 대통령이다”

안철수 “저를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비판했는데, 그건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저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적폐라고 했다.”
문재인 “국민이 무슨 죄가 있느냐. 적폐세력은 박근혜 정부이고 거기에 함께했던 구 여권 정당들이다.”

안철수 “저는 자강론을 주장했고, 연대 없이 끝까지 간다고 했다.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고, 절 지지하는 세력은 국민밖에 없다.”
문재인 “좋다. 자유한국당 사람들이나 보수논객의 (안 후보) 지지는 짝사랑이라도 쳐도, 국민의당에서도 ‘함께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냐.”

안철수 “지금 문 후보와 캠프에서 함께하는 정치 세력 중에 박근혜 정부 탄생에 공이 있는 사람이 꽤 많다. 문 후보와 손을 잡으면 전부 죄가 사해지고, 저는 지지를 받으면 적폐세력이 되는 거냐.”
문재인 “그(적폐세력) 정당의 김진태·윤상현 의원이 지지하지 않았느냐. 유명한 보수논객도 자기들 힘만으로 안 되니 안철수 밀자고 하고 있지 않느냐.”

여기까지가 1차전이라면 그 다음 2차전은 더 치열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향해 “국민의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한 더불어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당 아니냐. 그래서 집권하면 다시 합칠 것 아니냐?”면서 “합당을 할 거냐. 안 할 거냐고 답하라”는 직선적 질문을 던졌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합당 안 한다. 나는 줄곧 자강론을 말했다. 집권하면 각 당과 협치의 틀을 짜게 될 것”이러고 못을 쳤다. 이에 다시 문재인 후보가 나섰다.

문재인 “야권 정당들은 일차적 연대대상이다. 안 후보야말로 더불어민주당과 절대 같이 못 하겠다고 하면서 무슨 통합을 얘기하냐”

안철수 “저는 합당을 안 한다고 한 것이고, 협치는 말씀드린 바다”
문재인 “협치, 협치한다고 협치가 이뤄지냐”

안철수 “직접적으로 묻겠다 여기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다 적폐대상인가”
문재인 “적폐세력 출신이라고 본다. 홍 후보는 피할 수 없고, 유 후보는 그에 대해 비판하고 계시니 앞으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여기까지다. 따라서 후보들의 이러한 인식으로 볼 때 이번 대선은 매우 중요한 판단을 국민들이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준표 후보와 문재인 후보로 대변되는 양 세력의 인식차이는 대선 후 우리 사회가 ‘통합’으로 가기에 매우 협소한 길을 걸어야 한다는 거다.

우선 홍준표 후보는 그 스스로 ‘흙수저’ 출신으로 개천에서 난 용을 지칭하지만 실제 보도되는 그의 언어들이나 이날 토론회에서 사용한 언어들을 보면 그의 인식과 이번 대선을 대하는 자세가 확연하다. 그는 국민을 좌파와 우파, 호남과 영남 양편으로 갈라치기를 하고 자기를 찍으면 우파, 찍지 않으면 좌파, 영남이 뭉쳐서 호남좌파 정권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로 이번 대선에 임하고 있다.

즉 대통령의 자질, 국가의 미래, 정책, 공약 같은 중대한 이슈는 다 묻어버리고 모든 국민들이 양편으로 갈라서 묻지마 투표를 하도록 견인하는 것이다. 그런 세력싸움이어야 자신이 승리할 수 있다는 정치공학적 접근 외에 그에게서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 반대의 정면에 문재인 후보가 있었다. 당연히 문 후보도 국민을 양쪽으로 갈랐다. 즉 적폐세력과 반적폐세력을 나누고 자신을 찍으면 적폐청산을 지지하는 사람, 자신을 찍지 않으면 적폐세력, 또는 그 세력에 동조하는 사람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인식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직접 후보가 되어 당사자로 토론에 임하고 있는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를 적폐세력으로 청산대상, 적폐세력이었으나 좀 더 지켜봐야 할 대상으로 낙인을 찍어버린 것이다.

우리는 바로 얼마 전 우리 헌법이 정한 규범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파면했다. 이 전직 대통령은 지금 범법자로 구속되어 구치소에 있다. 국회는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할 때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매우 중대한 탄핵사유로 봤다. 즉 권력에 반대하는 사람이나 단체들을 리스트로 만들어서 관리하며 예산과 인사 차별을 하므로 평등의 원칙을 위배한 중대한 잘못이 있다는 것이었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를 수사한 특검도 마찬가지였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김종 문체부 차관 등의 구속사유는 사실상 ‘블랙리스트’ 작성과 운용으로 반대파를 억압하고 차별한 죄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자신들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들은 수사와 구속 당시나 지금 재판 과정에서도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다. 이른바 확신범이다.

이들의 논리는 이렇다. 집권자가 권력의 운용을 위해 같은 이념의 소유자로 권력에 충성하는 사람을 골라 쓰거나, 이념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을 차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들은 ‘좌파=빨갱이’들을 억압하여 득세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권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확신까지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12일의 대선후보 토론회가 매우 위험해 보였다. 즉 홍준표 후보의 인식 그대로 집권이라면 박근혜 정부의 김기춘식 인사관리가 그대로 계승되면서 더욱 은밀한 ‘블랙리스트’가 작성 운용될 것 같았다. 반면 문재인 후보의 집권이라면 공개적으로 ‘적폐 블랙리스트’가 작성되어 운용될 것이므로 또다시 대통령 탄핵과 블랙리스트 특검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겼다. 유력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국민통합을 말하지 않고 공공연히 편을 가르는 현실, 이 현실이 매우 위험에 보였다.

우리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100% 대한민국이란 용어를 수없이 듣고 보았다. 후보연설회에서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후보 팜플릿을 통해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차별없는 나라를 공언했다. 하지만 결과는? 블랙리스트가 횡횡하고 실제 그 리스트에 준해 국가의 권력을 운용했다. 그 결과 그들은 지금 법의 단죄를 기다리는 구속자 신세로 감옥 안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원내 1,2당의 대선후보가 전국으로 방송되는 후보토론회에서 편가르기를 서슴치않고 직접 상대방을 지목 “너는 좌파” “너는 배신자” “너는 얼치기” “너는 적폐세력” “너는 적폐인데 더 지켜볼 께” 등으로 낙인을 찍고, 그런 자신들의 자세가 정당하고 당당하다고 말한다. 후보만이 아니라 후보의 소속정당, 지지자까지 이 편가르기에 적극 참여한다. 어찌 위험해 보이지 않겠는가?

만약 이대로라면, 이런 편가르기 세력의 대표 후보가 집권한다면, 그래서 법이 아닌 이념적 단죄를 수행한다면 또다시 탄핵사태, 특검사태 구속사태가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지 않은가?

특히 지금 국회의 구성이 어떤 세력의 대표가 집권해도 극도의 여소야대 판이 된다. 원내1당 더불어민주당 의석이 원내 과반에 31석이나 부족한 119석이다. 또 앞으로 더 탈당자가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으므로 반대파가 재적 2/3가 되는 극도의 여소야대 판이다.

이런 국회의 구성에서 대통령이나 집권 층의 일방적 국정운용, 특히 상대편을 적폐세력이나 좌파로 낙인찍고 이념적 단죄로 제압하려 한다면 그 반사작용은 곧바로 헌법정신을 들어 탄핵소추로 나설 수 있다. 이미 우리 헌정사는 박근혜와 그 세력을 그렇게 법으로 단죄하고 있으므로 전례 또한 풍부하다.

그래서다. 우리가 이런 세상을 다시 봐야 하는가? 블랙리스트로 반대세력을 관리했던 정권의 대통령과 핵심 권력자들을 법으로 단죄하면서 또다시 반대세력을 적폐니 좌파니로 분류, 극심한 편가르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그런 정치를 다시 봐야 하는가? 나는 아니다. 이제야 비로소 통합과 화합, 대화와 협치, 상대를 ‘몹쓸 세력’으로 낙인찍는 편가르기를 끝장내는 정치를 보고 싶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라도 대선후보나 그 정당, 또는 지지자들이 상대를 ‘몹쓸 세력’으로 낙인찍는 방식의 선거운동을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유권자는 그렇게 하지 않는 후보와 세력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것이 더 좋은 민주주의를 소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법의 단죄를 받는 범법자들에게 관용을 배푸는 통합과 화합이 아니다. 법은 죄를 지은 자에게 엄격하고 단호해야 한다. 그러나 극심한 편가르기는 다시 또 블랙리스트가 횡횡할 개연성이 충분하다.

그러므로 새로운 권력이 또 다시 같은 범법을 해서는 안 된다. 블랙리스트로 관리하지 않아도, 공개적으로 좌파니 적폐니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적폐의 부역자들이 권력을 탐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얼마든지 국민통합 정부를 운용할 수 있다. 나는 그런 정부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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