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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충돌설 ‘자로’ 법적 대응 나선 해군, 천안함 수심은?
‘합리적 의심을 처벌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임병도 | 2016-12-28 09:17:4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해군이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세월X’에서 제기한 세월호-잠수함 충돌 주장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지난 27일 해군은 ‘세월호-잠수함 충돌 주장 관련 해군 입장’에서 자로가 주장하고 있는 세월호-잠수함 충돌설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해군은 세월호-잠수함 충돌설에 대해 ‘사고 해역에서 항해하거나 훈련을 한 잠수함이 없었다’라며 ‘평균 수심이 37m로 잠수함의 항로로 이용할 수 없다’며 자로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해군은 자로가 제기했던 군 레이더 녹화영상 공개에 대해서는 “세월호 침몰 당시 KNTDS 영상에는 세월호 이외의 세월호에 근접한 다른 접촉물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라며 “관련 영상은 2016년 2월 세월호 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에게 이미 공개해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천안함 어뢰 피격 주장과 반대되는 이론’

▲천안함 백서에 나온 침몰 당시 수심과 당직사관 박연수 대위의 증언 ⓒ천안함 백서

해군의 입장은 천안함 사건과는 정반대되는 주장입니다. 천안함 백서를 보면 천안함이 잠수함에서 발사한 어뢰에 의해 피격될 당시 수심은 47m였고, 함수 함체 침몰 위치의 수심은 20m였습니다.

해군은 천안함이 침몰했을 당시 수심이 47m라고 밝혔지만, 20m라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방부 장관의 고소로 진행됐던 신상철씨 재판에서 천안함 당직사관이었던 박연수 대위는 “사건 당시 수심이 20m 내외였고, 수상 접촉물은 없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수심에 대해서는 “축심기를 수시로 봤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천안함 피격 당시 수심이 20m였다면, 해군이 세월호-잠수함 충돌설을 반박하는 근거로 내세웠던 37m 수심은 맞지 않습니다. 37m 수심에서도 잠수함이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으며 천안함 피격을 어뢰에 의해 발생했다고 해군이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세월X의 잠수함 충돌설은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공개한 ‘세월 X’ ⓒ세월X 캡처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세월X’에서 밝힌 잠수함 충돌설은 하나의 가설에 불과합니다. 그의 주장이 옳거나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그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외부 충격 때문에 침몰했다고 주장한 부분은 정부가 과학적으로 다시 조사하면 됩니다. 왜냐하면, 세월호는 아직 인양되지도 않았고, 세월호 특조위의 충분한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심만 가지고 따지면 천안함과 세월호 모두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잠수함에 의한 피격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측은 수심 20m에서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에 맞고 침몰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런 주장을 세월호에 적용한다면 침몰 원인이 잠수함이 아니라는 결론도 나올 수 있습니다.

만약 세월호 특조위가 제대로 활동하고 선체가 인양돼 정밀한 검증이 이루어졌다면, 지금보다 훨씬 쉽게 침몰 원인을 밝혀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원인과 구조하지 못한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이런 상황에서는 다양한 가설과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네티즌수사대 자로의 ‘세월X’를 맹신할 필요도 없고, 해군의 주장도 무조건 옳다고 보면 안 됩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하나씩 퍼즐을 맞춰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합리적 의심을 처벌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해군은 자로가 언론인터뷰에서 “잠수함 충돌 사고 은폐는 잠수함 무사고 200만 마일 달성이라는 기록과 잠수함의 해외수출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해군 잠수함을 가해자로 만들며 수많은 잠수함 승조원의 명예를 명백하고 심대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인권이사회가 제출한 대한민국 실태조사 보고서 ⓒ명견만리플러스

2011년 UN의 ‘의견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 프랑크 라 뤼가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표현의 자유 영역이 축소되고 있는 주된 이유가 ‘정부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 견해를 밝힌 개인에 대한 기소건수와 괴롭힘이 늘어나는 데 있다’라고 분석하였습니다. 또한 ‘의견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의 상당수가 국제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해군이 세월호 침몰 원인이 잠수함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국민은 무조건 믿고 따라야 합니까? 민간인이 잠수함 충돌설을 제기했다고 대한민국이 망하고 위기에 빠집니까? 이 주장에 동조한다고 잠수함 승조원들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대한민국은 합리적 의심을 할만한 근거가 있다면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습니다. 지금 해군이 할 일은 네티즌 자로를 고소하는 일이 아니라,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혀내는데 적극 협조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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