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옥황상제의 탄식
이기명 기자 | 등록:2020-10-05 13:01:21 | 최종수정:2020-10-05 14:35:45


[칼럼] 옥황상제의 탄식
믿을 놈은 어디에


옥황상제가 신하(신령)들을 불러 모았다. 명절 아침에 무슨 일인가. 신령들은 긴장한 얼굴로 앉았다.
 
‘오늘 비로소 뒤뜰 천도복숭아의 행방을 알게 됐다.’
 
신령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상제께서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시다가 신령들이 하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신령들이 뒤뜰 밭을 지나면서 잘 익은 천도복숭아를 보고 참지 못해 슬쩍 한 개를 소매 속에 감추고 자기 방에 들어와 처리한 것이다.
 
상제는 이 얼굴 저 얼굴 쳐다보지만, 눈이 마주치면 눈길을 피한다. 상제가 결론은 내린다. 모두 복숭아를 따오라고 했다. 복숭아 파티를 열었다. 이제 슬쩍은 사라졌다.
 
■ 하늘도 땅도 나도 알고
 
꾸며낸 얘기다. 그냥 웃어버리면 된다. 그러나 세상에는 웃어버릴 수 없는 얘기들이 너무나 많다. 국민들은 거리를 지나다 보면 쓰레기처럼 뒹구는 수많은 거짓말을 만나게 된다. 정말보다 더 많다.
 
거짓말이 심각한 것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6·25 때 이승만이 자기는 대전으로 도망가면서 방송에다 서울 사수하니 피난 가지 말라고 했다. 이 거짓말에 얼마나 많은 서울시민이 죽고 이산가족이 되었는가.
 
인간의 생활은 신뢰 없이는 불가능하다. 병원에 가고 약국에서 약 사 먹고 식당에서 밥 한 그릇 사 먹는 것도 서로가 믿기 때문이다. 의사 못 믿는데 병원에 가겠는가. 신뢰는 인간 생활의 최고 덕목이다.
 
국가라고 하는 거대한 덩치를 이끌고 가는 것은 누구인가.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자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다. 바탕에는 신뢰가 있다.
 
국민에게 묻자. 지금 나라의 지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을 믿느냐고 묻는다면 몇 명이나 고개를 끄덕일 것인가. 자신이 없다. 자신이 없다는 사실이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 놓은 비극이다.

(사진 출처 - 국민의힘 홈페이지)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반대’다.
 
여야가 정치회담을 한다. 대답은 이미 나와 있다. ‘반대’인 것이다. 따지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반대만 하면 정답이다. 한데 문제가 생겼다. ‘반대’라고 한 대답이 잠시 후 ‘찬성’으로 바뀐 것이다. 고민할 것도 없다. ‘반대’라고 한 대답을 ‘찬성’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다. 얼마나 쉬운 정치인가. 그러나 이 ‘반대’와 ‘찬성’ 만능주의가 나라를 망친다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나라의 정치 수준은 어떤가. 4·19로 이승만 독재를 쫓아냈다. 5·18로 전두환 군부독재를 몰아냈다. 국민이 켜 든 촛불로 박근혜·이명박을 감옥으로 보냈다. 전 세계가 감탄했다. 큰소리치고 자랑할 만한 자랑스러운 국민이다. 여기까진 맞는다.
 
지금 정치는 어떠냐. 오늘의 정치인은 어떠냐. 바로 정치인들에게 묻고 있다. 정치인이 모두 사육신이 되라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애국심은 가져 달라는 것이다. 입만 열면 국회의원 욕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한국 정치를 대표하고 요리하기 때문이다.
 
도둑놈도 자격이 있어야 한다. 먹여 살릴 가족이 있어야 한다. 우리 정치인들이 가난한가. 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자는 전과로 줄이 좍좍 그어져 있다. 판사를 지냈다는 원내대표란 자도 아파트로 수십 억의 차액을 챙겼다.
 
다리 수술 후유증으로 3일 더 병가 냈다고 정치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 자가 무슨 정당의 지도자냐. 대통령 어디 갔느냐고 검정 양복 입고 시위나 하는 인간들이 무슨 국회의원이고 정치를 한단 말이냐. 이런 정치꾼들을 뽑아 놓은 국민들이 정치를 원망할 자격이나 있느냐. 도둑놈이나 욕하는 놈이나 다 같다는 이상한 나라가 되어 버렸다.
 
■ 정치는 꼼수로 하면 안 된다.
 
선거는 가장 깨끗하게 승리를 해야 하는 스포츠다. 더럽게 승리하면 표를 찍어 준 국민이나 받은 자나 책임을 져야 한다.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내 후년에 매우 중요한 선거가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는 국민의 관심사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는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다. 야당이라는 ‘국민의힘’은 눈 씻고 봐도 사람이 안 보인다. 없다. 나의 성향 가지고 시비 걸지 말고 냉정하게 생각해라. 인물만 제대로 찾아내면 얼마든지 찍어 줄 수 있다.
 
추석 연휴다. 여론이 추석 상에 반찬으로 오른다. 반찬 먹는데 책임지는 것도 아니니까 탁 까놓고들 얘기한다. 차마 못 들어 줄 참혹한 말들이 오간다. 좌우간 명절 때면 여론조사라는 것도 하고 조·중·동 기레기들도 관심을 갖는다.
 
국민들 만나보면 얻는 것이 많다. 된소리 안 된 소리 책임지지도 않을 정치평론가라는 매명꾼들과는 다르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어려운 말 하는 교수 나부랭이하고도 다르다.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털어놓는 것이다.
 
■ 지도자(대통령)는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연휴 동안 만난 사람의 대부분은 신뢰를 지도자의 가장 높은 덕목으로 꼽았다.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다. 누군들 완벽하게 믿을 수는 없지만, 정도 문제다. 걱정할 정도가 아니다.
 
신뢰를 으뜸으로 꼽은 것을 보면 국민이 얼마나 지도자들을 불신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나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후 조용히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다. 거의가 부탁이다. 생판 모른다고 해도 좋을 사람이 찾아와서 장관 추천을 부탁 한다.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 그런 사람이 지금은? 요즘 말썽이다.
 
걸어온 과거는 신뢰의 보증서다. 앞날이야 귀신도 알 수 없지만, 과거는 귀신 할애비라도 없애지 못한다. 그게 증명서다. 그래서 가짜 이력서가 생기게 마련이다.
 
나의 인간평가 기준은 다음 같다. 첫째로 이런저런 구구한 설명을 많이 늘어놓는 사람은 낙제다. 소신은 자기 신념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생각한 끝에 얻은 결론이다. 간단히 요약된다.
 
왔다 갔다 하는 소신은 믿을 수가 없다. 대통령 5년 동안 오락가락할 시간이 없다. 국민들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집안을 비롯한 사생활이 복잡한 사람도 낙제점수다.
 
요즘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난리다. 거기 매달려 하루에도 몇 개씩 써대는 정치인이 있다. SNS 정치가다. 언제 무슨 소리를 했는지 헷갈린다. 걱정이다.
 
나름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는 우리 국민이 현명한 판단으로 훌륭한 지도자를 선택할 것이라는 확신이다. 내 판단이 틀린 적은 거의 없다.
 
“지금까지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았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는 국민을 위한 삶을 살아가겠다.”
 
믿는다. 살아있는 날까지 지켜볼 것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