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보다 높다는 ‘한미워킹그룹’의 실체
민플러스 기자 | 등록:2020-06-30 08:56:09 | 최종수정:2020-06-30 09:04:49


대통령보다 높다는 ‘한미워킹그룹’의 실체
(민플러스 / 강호석 기자 / 2020-06-29)


‘9월평양공동선언’의 남측 이행률 0%라는 오명을 쓰게 된 까닭이 한미워킹그룹 때문이라는 데 재론의 여지가 없다.

금강산‧개성공단 재개와 철도‧도로 연결이 불발된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이산가족 상봉마저 한미워킹그룹의 제동에 걸렸다.

한미워킹그룹이 도대체 어떤 조직이길래 남북 정상의 합의를 제 맘대로 좌지우지한단 말인가.

▲한미워킹그룹 미국측 대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현 미 국무부 부장관

한미워킹그룹의 탄생 배경

‘한미워킹그룹’은 ‘조선총독부’라는 별칭처럼 한국의 통일외교 정책 전반을 미국이 조절 통제하기 위해 설치되었다.

미국이 워킹그룹 설치를 결심하게 된 두 사건이 있다.

그중 하나는 4.27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와 남북철도연결을 위한 시운전이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미국이 만류했음에도 문재인 정부가 이를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이 만류한 이유는 개성 공동연락사무소가 운영되면 통일부 차관을 비롯해 남측 관계자 50여 명이 북측에 숙식비를 달러로 결재하기 때문이었다. 달러가 북측에 가면 제재 위반이라는 소리.

철도 시운전이 막힌 이유는 기관차 연료 때문이었다. 기차 연료인 경유가 북측에 들어가면 제재 위반이라는 소리.

미국의 이런 어이없는 방해 소동에 잠시 주춤하던 문재인 정부가 9월 평양행 직전에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하고, ‘9월평양공동선언’에서 철도‧도로 연결을 비롯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까지 당장 재개한다는 약속을 해 버렸다.

이때 미국은 문재인 정부를 체계적으로 완전히 통제하지 않으면 한국이 미국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다.

미국이 위킹그룹 설치를 결심한 또 하나의 사건은 ‘9월평양공동선언’에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채택하고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설치를 약속한 것이다.

미국으로선 한미군사공동위원회가 버젓이 살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 한국이 군사상 긴밀한 협의를 북측과 진행할 경우 주한미군을 비롯한 미국의 한반도 지배력에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되는 상황.

당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 누구 마음대로 9월평양공동선언에서 군사분야 합의했냐”며 격노했다는 사실은 이미 세상에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 “한국은 미국의 승인 없이 아무것도…”

‘9월평양공동선언’으로 남북관계가 급진전하자, 다급해진 미 국무부는 한미워킹그룹 설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2018년 10월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그들(한국)은 우리(미국)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로 문재인 정부를 압박했고,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국제제재 틀속에서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시작하겠다”며 남북관계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이 틈을 비집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8일 방한, 차관보 주제에 당시 남북정상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이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차례로 만나 한미워킹그룹 구성을 단방에 합의해 버린다.

남북관계 파탄이 한미워킹그룹의 설립목적

2018년 11월 20일 워싱턴 D.C. 에서 첫 회의를 가진 후 공식 출범한 한미워킹그룹은 2020년 2월 20일까지 총 12차례 회의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남북 정상이 맺은 공동선언을 이행하지 못하게 한다는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안돼”

2019년 신년사에서 북측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조건 없이 열겠다고 했지만 남측은 한미워킹그룹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9년 3월 7일 미 국무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제재 면제를 검토하냐는 질문에 “No”라고 답했고, 4월 11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금강산과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적절한 때(right time)가 되면 내가 지원을 하겠지만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고 밝혔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은 지금도 재개되지 않았다.

도로 및 철도연결 “안돼”

2018년 12월 26일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진행했다. 그러나,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워킹그룹이 제재에서 면제한 착공식은 단지 ‘착수식’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은 이후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았다.

방역,보건,의료 협력 “안돼”

2019년 1월 남북 보건의료협력 회담을 진행, 타미플루 20만 명 분, 신속진단 키트 5만 개를 개성까지 육로로 전달하기로 합의했으나, 전달하는 당일 한미워킹그룹은 “싣고 갈 화물 차량이 대북 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 지원이 중단됐다. 당시 북측 관계자는 개성에서 2주나 기다렸다.

이산가족 화상상봉 “안돼”

2019년 1월 설을 맞아 추진한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은 스크린과 카메라, 광케이블 등의 반출이 대북제재에 저촉된다는 논란이 일자, 한미워킹그룹이 화상상봉 설비 개보수를 만류,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한강 하구 공동이용 “안돼”

9월평양공동선언 이후 처음으로 남북은 35일간 한강하구 공동수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한미워킹그룹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강하구 공동 이용을 불허했고, 지금까지 관련된 사업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출처 : http://www.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591